[더오래]잘 때 손바닥을 하늘로…척추 건강 24시

중앙일보

입력 2020.12.29 14:00

[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88)

인간은 하루 24시간 중에 8시간은 일하고, 8시간은 놀고, 8시간은 잔다. 하루 24시간을 삼등분해 균형 있게 사는 것이 건강한 것이다. 우리의 척추도 이런 면에서 비슷하다. 하루 8시간은 서 있고, 8시간은 앉아있고, 8시간은 누워 있다. 자세마다 척추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면 즉, 너무 오래 서 있어도 병이 나고, 너무 오래 누워 있어도 병이 난다. 이 세 가지 자세가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척추도 건강할 수 있다.

선 자세

구부정한 등이나, 거북목도 결국 골반이 수직으로 서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진 pxhere]

구부정한 등이나, 거북목도 결국 골반이 수직으로 서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진 pxhere]

바르게 서는데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위는 골반이다. 골반은 지면에 대해 수직으로 서 있을 때 척추가 가장 바른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골반은 채찍의 손잡이 같아서 골반이 앞이나 뒤로 기울어지면 척추는 그에 영향을 받아 변형된다. 어떻게 보면 구부정한 등이나, 거북목도 결국 골반이 수직으로 서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골반이 수직으로 있지 않고 기울어지는 경우는 흔하다. 복근이나,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 골반은 무게 중심에 따라 앞이나 뒤쪽으로 기울어진다. 이런 경우 척추는 정상적인 S커브가 아닌 일자허리, 일자목, 과도한 요추전만이 되어 척추에 병을 일으킨다.

① 골반의 전방경사 (앞으로 기울어짐)
여성의 60~70%는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다. 하이힐을 신으면 전방경사는 더욱 심해진다.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랫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처진다.

② 골반의 후방경사 (뒤로 기울어짐)
나이가 들면 골반이 뒤로 기울어지는 경우가 많다.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니 허리 등을 구부려 중심을 잡는다. 골반이 후방경사가 생기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엉덩이가 쑥 들어가고 등과 어깨가 굽고 목이 앞으로 나간다. 우리가 먼 곳에 있는 사람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을지라도 그 사람이 젊은이인지 노인인지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자세가 구부정하기 때문이다.

앉는 자세

의자 끝까지 엉덩이를 밀어 넣고 허리를 펴고 앉으면 골반이 바로 서고, 척추 라인이 바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는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사진 pxhere]

의자 끝까지 엉덩이를 밀어 넣고 허리를 펴고 앉으면 골반이 바로 서고, 척추 라인이 바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는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사진 pxhere]

척추 건강에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자세는 앉는 자세다. 특이 요즘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앉아서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리 통증이나 거북목 등 척추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①의자에 앉기
의자 끝까지 엉덩이를 밀어 넣고 허리를 펴고 앉으면 골반이 바로 서고, 척추 라인이 바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는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근육이 긴장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바르게 앉아있으려고 해도 금세 척추가 구부러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 자세가 허물어지지 않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편으로 소파 같은 푹신한 의자에 앉는 것은 더 안 좋다. 소파에 앉으면 골반이 기울어진 채 척추뼈에 몸무게를 지탱하고 앉아있기 때문이다. 소파에 앉으면 처음에는 편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해지게 마련이다.

② 바닥에 앉기
바닥에 앉으면 척추를 펴고 있기가 더 힘들어진다. 바닥에 앉을 때는 일반적으로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데, 양반다리는 고관절이 바깥쪽으로 과도하게 회전하므로 엉덩이 근육이 약화할 수 있다. 엉덩이 안쪽 깊숙한 곳에는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과 혈관이 통과하므로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는 경우 좌골 신경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 외에 무릎을 꿇고 앉거나, 여성의 경우 다리를 한쪽으로 가지런히 놓고 앉는 자세는 무릎관절이나 골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누운 자세

좋은 자세에 대한 기준은 없다. 내가 가장 편한 자세가 좋은 자세다. 의학적으로 몸의 피로가 가장 잘 풀리는 자세는 큰대 자 (大)로 자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좋은 자세에 대한 기준은 없다. 내가 가장 편한 자세가 좋은 자세다. 의학적으로 몸의 피로가 가장 잘 풀리는 자세는 큰대 자 (大)로 자는 것이다. [사진 pixabay]

누워있을 때는 척추와 주위 근육은 충분히 휴식하게 된다. 낮에 중력에 눌려서 찌그러졌던 디스크는 누워있을 때 제자리로 돌아간다. 만약 사람이 누워있지 않는다면 금방 허리디스크에 문제가 생겨서 통증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누워만 있는 것도 좋지 않다. 너무 오랫동안 누워만 있다면 척추 주위 근육이 약화해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떤 자세로 자는 게 가장 좋을까? 좋은 자세에 대한 기준은 없다. 내가 가장 편한 자세가 좋은 자세다. 의학적으로 몸의 피로가 가장 잘 풀리는 자세는 큰대 (大) 자로 자는 것이다. 바르게 누워서 다리도 약간 벌리고 팔도 벌리되, 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쫙 펴고 자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이 손을 가지런히 배 위에 올려놓고 잔다. 이럴 때는 두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 자세는 팔꿈치 관절이 구부러지기 때문에 그 부위에서 신경이 눌려서 새끼손가락이 저릴 수 있다. 이런 경우 팔을 펴는 것만으로도 손 저림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하루종일 팔을 내회전하고 생활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키보드를 친다고 생각해 보자) 팔을 배 위에 올리면 팔은 내회전을 지속하게 되는데, 그것 보다는 잘 때라도 팔을 외회전시켜서 손바닥이 하늘을 보고 잔다면 어깨 팔의 긴장도 풀리고, 신경, 혈관, 림프의 흐름도 좋아져서 회복도 빠르고 붓기도 잘 빠질 것이다.

가끔은 옆으로 자는 것이 유리할 때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바르게 누워 자면 목젖이 기도를 막아 숨을 쉬기 어려워지므로 옆으로 자는 것이 도움된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과 턱관절에 무리를 주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척추의 수명은 그에 걸맞게 늘어나지 못했다. 우리 척추도 평생 한번 쓰는 소모품이다. 젊어서 무리하게 쓰면 나이 들어서 척추가 남아나지 않는다. 수명이 다된 척추는 어떤 치료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서기, 앉기, 눕기 척추건강 24시간을 조화롭게 유지해야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다.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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