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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싱크홀 원인은…국토부 “별내선 터널공사로 땅꺼짐”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월 26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한양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현상(싱크홀)으로 차량이 통제된 모습이다. 연합뉴스.

지난 8월 26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한양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현상(싱크홀)으로 차량이 통제된 모습이다. 연합뉴스.

지난 8월 경기도 구리시에서 발생한 대형 지반침하(싱크홀) 현상은 지하철 8호선 연장선(별내선) 터널 공사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취약지반에 대한 보강 없이 지하로 터널을 뚫다가 땅 꺼짐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구리시 지반침하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 26일 구리시 교문동의 한 아파트 앞 도로가 갑자기 내려앉으며 직경 16m, 깊이 21m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자 국토부는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는 터널ㆍ토질ㆍ법률 등 분야별 8명 전문가로 구성했다.

넉 달간의 조사를 거쳐 조사위는 이번 싱크홀의 원인이 별내선 터널 공사라고 규명했다. 별내선은 서울 8호선 종점인 암사역에서 남양주 별내까지 6개 정거장( 6구간 연장거리 12.9㎞)을 연결하는 지하철이다. 현대건설 등 5개 시공사가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었는데, 3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조사위는 시공단계에서 취약지반이 확인된 것으로 조사했다. 국토부 자료.

조사위는 시공단계에서 취약지반이 확인된 것으로 조사했다. 국토부 자료.

조사위는 시공 관리 미흡을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조사위 관계자는 “공사 단계에서 지반 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선진 수평시추조사를 통해 시공사가 사고 위치 배후 면에서 취약지반을 확인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고 발생 13일 전부터 유출수가 과도하게 터널 내부로 들어오는 전조 현상이 있었다는 것도 확인됐다. 조사위 측은 “전조 현상에도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시멘트로 틈새를 막는(차수그라우팅) 조치만 취하고 추가적인 지반 조사와 보강 없이 기존 설계대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사고 원인으로 검토했던 상수도관 파손은 땅 꺼짐 원인이 아닌 것으로 봤다. 싱크홀이 발생하고 약 5분 정도 지난 뒤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다량의 물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상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시공 관리 소홀로 지반침하 사고를 유발한 시공사와 감리업체는 발주처, 인ㆍ허가기관, 지방국토관리청 등 처분기관과 협의해 내년 초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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