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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벽난로 앞에서 10시간 동안 위스키 혼술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100)

2018년 8월 시작한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 연재가 100회를 맞이했다. 격주로 쓰다가 2019년 7월부터 매주 쓰기 시작했는데, 계산을 해보니 2020년 12월 마지막 연재 날 100회가 된다는 걸 알고 꾸준히 썼다. 오직 ‘위스키’라는 한 가지 주제만 가지고 쓰다 보니 쓸 거리가 없어 머리를 쥐어 짜낸 적도 있다. 그러나 위스키를 마시는 주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꾸준히 제공해준 덕에 100회를 맞이할 수 있었다.

수많은 위스키 종류만큼 다양한 위스키 이야기. [사진 김대영]

수많은 위스키 종류만큼 다양한 위스키 이야기. [사진 김대영]

위스키는 알고 마시면 좋다. ‘머리 아프게 무슨 술 공부냐’라는 사람도 있지만, 위스키 맛이 하나가 아닌 걸 어쩌겠는가. 대량 생산하는 술이라면 맛이 획일화돼 있지만, 증류소 위치· 숙성 날짜·오크통 등 다양한 변수로 위스키는 맛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위스키를 알아야 ‘내게 맞는 위스키’를 잘 고를 수 있다. 수많은 책 중에 좋은 책 한 권 고르기가 힘든 것처럼, 내게 좋은 위스키를 고르는 건 쉽지만은 않다.

다행히 요즘엔 위스키 유튜버가 많아 위스키 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 위스키 유튜버 중에 즐겨보는 채널은 ‘김창수위스키’와 ‘위스키내비(WhiskyNavi)’다. ‘김창수위스키’는 국산 싱글몰트 증류소의 꿈을 향해 도전 중인 김창수 씨 채널이다. 스코틀랜드 모든 위스키 증류소를 다녀온 그가 수많은 위스키를 맛본 경험을 기반으로 위스키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또 현재진행형인 ‘김창수증류소’ 소식도 엿볼 수 있다.

채널 ‘위스키내비’ 위스키 관련 동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채널 ‘위스키내비’ 위스키 관련 동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최근 생긴 ‘위스키내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위스키를 알려준다. 탐듀, 벤 네비스, 글렌버기 등 생소한 위스키와 ‘하트 브라더스’ 같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병입 위스키까지. 오랜 시간 위스키 증류소별 시음회를 진행한 터라 각 증류소의 특징을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경험과 함께 다룬다. 당신의 위스키 세계를 확장해줄 채널이다.

외국 위스키 유튜버의 영상도 볼 게 많다. 특히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한정판 위스키 리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즐겨 찾는 채널은 ‘ralfydotcom’과 ‘whisky.com’, 그리고 ‘Whiskey Vault’ 등이다. 영어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기하게 영어가 잘 들릴 것이다. 언어의 장벽도 위스키 열정 앞에는 무용지물이다.

Nick Offerman's 'Yule Log'. [사진 유튜브 캡처]

Nick Offerman's 'Yule Log'. [사진 유튜브 캡처]

마지막으로 혼술할 때 틀어놓으면 좋은 유튜브를 소개한다. ‘Nick Offerman’s ‘Yule Log’ Ten Hour Version’으로 검색을 하면 10시간 32분 45초 동안 벽난로 앞에 부동자세로 앉아 위스키를 마시는 남자가 나온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미국 배우의 원테이크 영상이다. 벽난로 속 나무 타는 소리와 중년 미국 남성의 부드러운 시선이 당신의 위스키 맛을 끌어올려 줄지도 모른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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