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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백신 아카데미' 논란..."내년 시상식 입장 제한 검토"

중앙일보

입력

내년 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이 자칫 나이 지긋한 원로 배우들로만 채워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최 측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만 현장에 참석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시상식이 열리는 4월25일까지 젊은 배우들이 백신을 맞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화이자 백신. 내년 4월 25일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자를 백신 접종자로 제한하는 방안을 주최측이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EPA=연합뉴스]

화이자 백신. 내년 4월 25일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자를 백신 접종자로 제한하는 방안을 주최측이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EPA=연합뉴스]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면서 "(주최 측이 마련 중인) 방안에는 영화배우는 물론이고, 제작진과 무대 뒤 스태프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논의되는 계획은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 "시상식 주최 측이 입장 제한 고려 중" #"나이 순 접종에 젊은 배우들 못 맞을 수도"

하지만 이처럼 참석자를 '백신 접종자'로 제한할 경우 젊은 스타들이 시상식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접종 우선순위와 백신 접종 속도를 고려할 때 시상식이 열리는 4월 25일 전까지 젊은 배우들이 백신을 맞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매체는 백신을 맞은 원로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이전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상식이 치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메릴 스트립. 데일리메일은 올해 71세인 그를 내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예측했다. [AP=연합뉴스]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메릴 스트립. 데일리메일은 올해 71세인 그를 내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예측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지난 14일부터 화이자 백신, 지난 21일부터 모더나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최우선 백신 접종 대상을 의료진,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 필수 근로자(소방관·교사 등), 75세 이상 고령자 등으로 정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지난 26일 기준 194만4585명이다. 배포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총 954만7925회분)의 20%가량에 그친다. 백신 접종 속도가 배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연내 2000만명 접종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배우 프란시스 맥도먼드(63). 데일리메일은 그가 여우주연상을 놓고 메릴 스트립과 경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AP=연합뉴스]

배우 프란시스 맥도먼드(63). 데일리메일은 그가 여우주연상을 놓고 메릴 스트립과 경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AP=연합뉴스]

미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보급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 역시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접종 속도가 느리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자 집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실제 백신 접종자는 집계 수치보다는 많을 수 있다.

아카데미 수상 후보는 내년 3월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마침 주요 후보에 60~80대의 배우들이 포진할 것이라고 데일리메일은 관측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영화 '더 파더'의 배우 앤서니 홉킨스(82), '맹크'의 게리 올드만(62)이, 여우주연상에는 '노마드랜드'의 프란시스 맥도먼드(63)와 '렛 뎀 올 토크(Let Them All Talk)'의 메릴 스트립(71)이 각각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할리우드 배우 앤서니 홉킨스. [AFP=연합뉴스]

할리우드 배우 앤서니 홉킨스. [AFP=연합뉴스]

배우 게리 올드만. [AP=연합뉴스]

배우 게리 올드만. [AP=연합뉴스]

데일리메일은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과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베벌리 힐스에서 거액을 내고 백신을 먼저 맞으려는 시도도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신을 빨리 맞으려 우리 돈 3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 의사는 "백신 접종을 빨리하는 대가로 우리 병원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겠다고 제안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접종 순서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여서 A급 스타이든, 제작자이든 간에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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