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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문재인보다 과격한 친문들의 선동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했다.연합뉴스

김두관, 민주당 의원 전원에 '윤석열 탄핵호소' 편지 보내 #법원결정 승복 사과한 대통령과 다른 과격 목소리 높아 우려

1.
친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제일 온건파인 것처럼 보입니다.

윤석열 징계 불발에 따른 여권내 과격파들의 반응이 문재인과 결이 많이 다릅니다.

대통령은 법원결정 다음날인 성탄절날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한데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과를 말리는 과격파가 많았다고 합니다.

2.
과격파들이 대통령의 사과를 무시하고 ‘윤석열 탄핵’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탄핵은 국회에서 고위공무원을 견제하는 제도이고, 민주당은 과반의석수로 탄핵을 의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 심판은 헌법재판소가 합니다만..국회에서 탄핵의결 받은 사람은 권한행사가 정지되기에 사실상 정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3.
대표 과격파는 김두관 민주당의원입니다.
28일 모든 민주당 의원들에게 탄핵호소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내용은 친문 과격파들의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살해했다.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숙명이다.
-검찰은 개혁에 반발하고 대통령에 항명해왔다.
-윤석열은 야당+보수언론+검찰 카르텔의 중심이다.
-윤석열을 그냥 두고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은 교도소 담장 위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과 같다.
-사법부와 행정부를 통제 견제하기위해 입법부의 무기인 탄핵소추권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과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대통령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4.
단순과격. 과장이 심하고 논리가 비약적이라 몹시 선동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친문들이 적지않아 보입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28일 자신의 유튜브에 ‘윤석열 탄핵,역풍은 오지않는다’란 글을 올렸습니다. 청와대비서관 출신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글을 공유한 것입니다.

여권내 신중파들이 ‘탄핵해봤자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 역풍 맞는다’고 주장하는데 대한 과격파들의 반론입니다.
더 강하게 밀어붙이라는 것이 ‘지지자들의 뜻’이란 주장입니다.

5.
물론 신중론이 아직 우세한 듯합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대신 ‘검찰개혁 시즌2’를 추진하겠다며 28일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지도부는 대통령의 사과발언도 고려했을 겁니다.

6.
그러나 늘 다수가 모이면 과격파의 목소리가 큰 것이 문제죠.
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빠지기 쉬운 결정적 취약점이죠.
김두관도‘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라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혹 온건파 문재인이 과격파에 흔들릴까 걱정입니다.
친문이 벌써 친문이 아닌듯합니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