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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연계 中 무장 간첩단, 아프간서 무더기 체포

중앙일보

입력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 이슬람 정치단체 탈레반과 연계된 중국 간첩단 10명이 붙잡혔다고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가 27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테러가 두 차례 발생해 34명이 숨졌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테러가 두 차례 발생해 34명이 숨졌다. [AFP=연합뉴스]

둬웨이에 따르면 아프간 정보당국은 지난 10일 수도 카불에서 중국 간첩단의 리더인 리양양(李陽洋, 음역)을 체포했다. 카불에 있는 리양양의 자택에선 무기와 탄약, 폭발물 등이 다수 발견됐다.

10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중국 간첩' 10명 체포 #무기와 탄약, 폭발물 등 다수의 범죄 증거 발견돼 #간첩단, 탈레반 분파 '하카니 네트워크'와 연계 #아프간 내 신장 위구르 분리운동 조직 추적 #아프간, 중국에 정식 사과 요구…중국은 무응답 #

아프간 정보당국은 리양양이 탈레반 무장조직의 한 분파인 ‘하카니 네트워크’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리양양은 아프간에 파견된 중국 간첩으로 아프간 내 알카에다와 신장(新疆)위구르족의 소재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미 정계에 진출해 오랜 기간 첩보 활동을 벌이다 이달 초 신분이 폭로된 중국의 크리스틴 팡(오른쪽). [페이스북 캡처]

미 정계에 진출해 오랜 기간 첩보 활동을 벌이다 이달 초 신분이 폭로된 중국의 크리스틴 팡(오른쪽). [페이스북 캡처]

일부 급진적인 위구르족이 알카에다와 위구르족 분리독립 운동을 주장하는 동투르크스탄 이슬람운동(ETIM) 등에 가입하고 있어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TIM은 2016년 중국에 대한 성전(聖戰)을 선포하는 등 신장의 해방을 추구하고 있다.

아프간 정보당국은 또 카불의 세푸르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중국 여성 사훙(沙洪, 음역)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그의 거처에서도 폭발물과 함께 다수의 범죄 증거가 발견됐다는 게 아프간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달 24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교육센터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18명이 사망하는 등 아프간 정정은 불안하기만 하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교육센터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18명이 사망하는 등 아프간 정정은 불안하기만 하다. [AFP=연합뉴스]

아프간 당국은 이들 모두가 하카니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미 중국에 사과를 요구했으며 중국의 사과가 없을 경우엔 10명의 중국인을 석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도의 힌두스탄타임스는 카불의 반테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에 체포된 리양양은 이미 7개월 전부터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일해왔다고 전했다. 또 뉴델리 주재 아프간 외교관은 아프간 정부가 현재 중국 간첩단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간첩단이 중국의 맹방인 파키스탄 정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파키스탄에 기반을 두고 카불 및 파키스탄과 가까운 아프간 동부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호주 군인이 어린 양을 안고 있는 아프간 아이를 위협하는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려 호주의 격렬한 반발을 산 바 있다. [트위터 캡처]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호주 군인이 어린 양을 안고 있는 아프간 아이를 위협하는 이미지를 트위터에 올려 호주의 격렬한 반발을 산 바 있다. [트위터 캡처]

하카니 네트워크는 파키스탄 정보기구의 중요 인물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아프간 주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대에 공격을 가해 왔다.

지난 2011년엔 카불에 있는 미 대사관을 습격하면서 2012년 미 정부로부터 테러조직으로 낙인찍혔다. 한편 중국은 아직까지 아프간 정부의 정식 사과 요구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둬웨이는 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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