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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비례의원직 승계하나…김진애, 서울시장 출마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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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의 도시전문가 출신 서울시장이 돼 시민들이 웃음 지을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거품에 기름을 붓는 게 아니라 건강한 부동산 생태계를 살려야 한다”며 “산책하고 앉을 수 있는 ‘10분 동네’ 생활권 계획을 반영하고, 1인 가구 사회에 맞는 ‘돌봄 오아시스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출신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서울 용산에 출마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듬해 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09년 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첫 배지를 달았다. 이번 총선에선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다.

김 의원이 공식 후보가 되려면 3월 8일까지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그럴 경우 의원직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승계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을 지낸 김 전 대변인은 강성 친문으로 분류된다. 그가 2019년 3월 청와대를 떠나게 된 건 부동산 투기 논란 때문이다. 대변인으로 있던 2018년 7월 재개발이 예정돼있던 서울 흑석동의 상가를 25억7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때 그가 받은 대출만 10억원이 넘었다. “청와대 대변인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그의 “아내가 상의 없이 투자한 것”이란 해명이 더한 역풍을 불렀다.

결국 매입 1년 5개월만인 지난해 12월 상가를 34억5000만원에 되팔았다. 그러면서 “차익은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시세차익 8억8000만원 중 세금·금융비용·중개수수료 등을 제외한 3억7000만원을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올 4월 총선 때 고향인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했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그 대신 여당의 위성정당 격인 열린민주당의 비례 대표 순번(4번)을 받아들었다.

한편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완주할지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후보와의 표 분산 우려 때문에 결국 여권 후보들 간 단일화를 하게 될 터인데, 김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그래도 김 의원이 의원직에서 물러난다면 김 전 대변인을 위해서란 얘기도 나온다.

권호·정혜정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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