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태영·이랜드·하림 등 37개 대기업그룹, 공정위 공시 위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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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롯데·태영·이랜드·하림그룹 등이 대규모 내부거래 등 공정거래법상의 공시 의무를 위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내부거래와 비상장사 주요 사항(2019년 1월~12월), 기업집단 현황(2019년 5월~올해 5월) 공시 등을 분석한 결과 총 37개 대기업의 108개 소속회사가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 이에 부과한 과태료는 총 13억986만원이다.

건수별로 보면 롯데(20건)·태영(19건)·이랜드(13건)·하림(11건) 등에서 위반 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가령 이랜드그룹 소속 예지실업은 지난해 8월 계열사 이랜드파크로부터 9억7000만원을 빌렸지만, 의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데다 공시도 하지 않았다.

하림그룹 계열 제일사료도 지난해 4월 한국산업은행 차입금 200억원 등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계열사 하림펫푸드가 보유한 정안공장을 담보로 제공했으나 이사회 의결 절차를 생략했다.

'재벌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삼성(4건)·현대자동차(2건)·SK(4건)·LG(4건)·한화(5건)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집단은 위반 건수가 적은 축에 속했다.

대기업그룹, 상표권 수입도 늘어 

64개 대기업 집단은 지주회사 등 모회사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 수입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 집단 전체 상표권 수입은 1조4189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7.6% 증가했다.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기업은 73개사로 지난해 조사 결과(60개)보다 21.7% 늘었다.

주로 재벌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이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수입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상표권 수입이 있는 기업집단의 비율은 총수가 있는 대기업그룹은 70.9%였지만, 총수가 없는 대기업그룹은 33.3%였다.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평균 25.8%였다.

계열사 간에 상표권을 공짜로 사용토록 하는 대기업 집단은 22곳이었다. 교보생명보험·이랜드·네이버 등 3개 기업집단은 현재는 상표권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상표권 유상 사용 계약 체결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는 공시 위반 행위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혜영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아예 공시하지 않거나 뒤늦게 공시를 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것은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이들 기업은 공시 이행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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