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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펄펄 끓는 화산에서 펄떡이는 지구를 보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20일 미국 하와이의 화산이 폭발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들어왔습니다. 바로 이 화산입니다. 킬라우에아(Kilauea). 한라산 분화구가 백록담인 것처럼, 킬라우에아 분화구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할레마우마우(Halemaumau). 폴리네시아어로 ‘불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사진은 2015년 촬영했습니다. 그때도 할레마우마우는 밤낮으로 시뻘건 연기를 내뿜었습니다. 킬라우에아는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화산입니다. 20일과 같은 대규모 화산 활동이 없었을 때도 매일 킬라우에아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19만∼49만㎡ 면적을 덮었습니다.

하와이는 1000년쯤 전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 부족이 건너와 정착한 땅입니다. 그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를테면 하와이(Hawaii)는 폴리네시아어로 ‘신이 있는 장소’란 뜻입니다. 폴리네시안이 받드는 신 중에 화산의 여신 펠레(Pele)가 있습니다. 펠레의 말씀이 동작만으로 전래했는데, 이 의식이 바로 훌라(Hula)입니다.

하와이 원주민은 할레마우마우에 펠레가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펠레가 태평양의 여러 섬을 둘러보고 돌아올 때면 마중이라도 하듯이 화산이 폭발한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20일 펠레가 돌아왔던 걸까요? 펄펄 끓는 화산에서 펄떡거리는 지구의 속내를 지켜봤습니다. 자연은 늘 경이롭습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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