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성탄절 보낸 윤석열...그의 컴백 부른 결정적 네 장면

중앙일보

입력 2020.12.26 05:00

행정법원의 검찰총장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따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법원의 검찰총장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따라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성탄절에 직무에 복귀했다. 그 전날 밤 10시쯤 법원이 정직 2개월 처분을 정지한데 따른 것이다. 윤 총장 업무 복귀를 만든 주요 장면을 되짚어봤다.

①평검사 100% “위법‧부당”

전국 일선 검찰청에 근무하는 평검사 전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가 “위법·부당하다”는 집단 성명을 냈다. 집단 반발은 지난달 24일 저녁 추 장관이 긴급 기자 회견을 갖고 윤 총장 직무배제와 징계청구를 전격 발표한 이튿날부터 시작돼, 단 6일 만에 전국 59개 지방검찰청 평검사들의 뜻이 모였다.

반발은 추 장관이 수장인 법무부 안팎에서도 터져나왔다. 법무부 과장 12명과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추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조남관 대검 차장도 추 장관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뜻을 밝혔다.

법무부 2인자가 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윤 총장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위원장 대행으로 거론됐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옷을 벗은 것이다. 위법‧부당한 채 강행되는 징계위를 막기 위해 직을 던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지난 28일 정부과천청사 앞 추미애 법무부 장관 규탄 집회에 ‘법무부 사망’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두른 차량이 등장했다. [사진 자유연대]

지난 28일 정부과천청사 앞 추미애 법무부 장관 규탄 집회에 ‘법무부 사망’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두른 차량이 등장했다. [사진 자유연대]

②감찰위 만장일치 “위법‧부당”

법무장관 자문기구인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직무배제·수사의뢰는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있어 부적정하다”고 지난 1일 결론을 냈다.

당시 3시간 동안 진행된 감찰위에서는 윤 총장 감찰에 동의하지 않은 검사들이 해당 업무에서 배제되고, 이견은 보고서에서 삭제되는 등 수상쩍은 감찰 과정에 대한 폭로가 줄줄이 이어졌다.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감찰담당관. 김경록 기자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감찰담당관. 김경록 기자

심지어 감찰 업무를 주도해왔던 박은정 감찰담당관과 직속 상관인 류혁 감찰관, 후배검사인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일도 있었다. 이에 무리한 징계 청구의 ‘민낯’이 까발려진 현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감찰위는 시작 전부터 잡음이 들끓었다. 법무부는 ‘의무’에 해당하는 감찰위 개최 규정을 위원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선택사항’으로 변경했다. 감찰위가 이날 모인 것 역시 당초 법무부가 ‘패싱’한 상태에서, 감찰위원들이 먼저 요구해 이뤄진 것이기도 했다.

③無法에 제동 건 법원 “검찰 중립성 몰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법원의 직무복귀 결정 뒤,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법원의 직무복귀 결정 뒤,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같은 날 법원도 윤 총장의 손을 들었다.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에 대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몰각(沒却·없애버리는) 아는 것”이라며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윤 총장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었고, 업무에 복귀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검사징계법상) 규정은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으로까지 전횡되지 않도록 그 필요성이 더욱 엄격하게 숙고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간접적인 판단도 내놨다.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에 맹종할 경우 검사들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 같은 내부 반발과 감찰위, 법원의 판단이 이어지자 결국 법무부는 징계위를 연기했다. 다만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었다.

④대통령 재가한 尹 징계, 법원이 중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징계위원회의 의결과 추 장관의 청구,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까지 이뤄진 징계조차 법원에서 뒤집혔다. 법원은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의 효력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지난 24일 밤 10시 결정했다.

법원은 윤 총장 측의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정족수 미달’이라는 흠결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기피 신청 등 일부 결정에서 재적위원(7명) 과반수가 되지 않는 수인 위원 3인만 참여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한 징계위였다.

심지어 문 대통령까지 사과하면서 추 장관이 ‘4전4패’를 당한 것이라는 평가가 속출한다. 대통령이 재가한 총장 징계가 법원에서 뒤집히면서 정권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법원 결정 이후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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