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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음악, 클럽서도 즐기는 비트…‘힙’한 B급 감성 댄스 더해져 시너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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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호 09면

국악 크로스오버 열풍 

이날치 인기의 도화선이 된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영상의 실질적 주인공은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관광버스 댄스’ 같은 춤을 추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다.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개성적인 안무와 독특한 음악해석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표작 ‘바디콘서트’는 ‘현대무용 입문작’으로 불리며 10년 간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2017년 동유럽 대표 국제공연예술축제인 시비우국제연극제 등 유수의 해외 페스티벌에 초청 받으며 무용 한류를 이끌기도 했다.

김보람

김보람

관광버스 댄스처럼 쉬워 보이는 춤 스타일은 2000년대 초 엄정화·이정현·코요테의 백업 댄서를 했던 김보람(사진) 예술 감독의 몸에 대중성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김보람은 2007년 자신의 컴퍼니를 만들고 현대무용계 양대 산맥인 안성수와 안은미의 영향을 고루 받았다. 막춤인 듯 보여도 단순하지 않은 이유다. 장인주 무용평론가는 "안성수의 계산적인 스타일과 안은미의 즉흥성이 고루 섞여 있는 김보람 스타일은 기교 대신 캐논 같은 변주 형식으로 동작을 만드는, 수학적으로 잘 짜여진 춤이다. 따라하기 쉽지만 폼 나게 추려면 엄청난 연습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이날치와의 찰떡궁합은 음악 감독 장영규가 안은미컴퍼니에서 음악을 시작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색동 배자에 원색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전통 노리개를 매단 ‘힙’한 의상 코드가 대변하는 유치찬란한 B급 감성은 안은미가 원조다. 오랜 세월 안은미컴퍼니가 독특한 한국색으로 유럽에서 사랑받고, 장영규가 국악 프로젝트 그룹 ‘비빙’을 이끌며 국립무용단의 대표작 ‘회오리’ 음악 등으로 해외에서 각광 받으며 쌓은 안목이 젊은 세대를 겨냥해 앰비규어스와 만나 꽃피운 셈이다.

이들의 만남은 둘 다 대중화가 화두였던 국악과 현대무용이 시너지를 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장 평론가는 “이날치 음악이 국악과 밴드를 합쳐 클럽에서 춤출 수 있을 정도의 흥과 비트를 집어넣었기에 성공한 것처럼, 앰비규어스의 춤도 정교함과 키치감성을 두루 녹여 자기 스타일로 만들어낸 김보람이기에 흥행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예술이 대중을 만나려면 크로스오버가 필요하단 얘기다.

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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