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구속에 숨통트인 윤석열…"정치수사 프레임 벗어"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16:05

업데이트 2020.12.24 16:19

법원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윤 총장은 조국 일가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논란에서 벗어나 숨통을 트게 됐다.

조국 수사로 시작된 위기, 탈출구 보이나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 모여서 유튜브 방송을 하는 지지자들을 격려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202012.15 [제공 유튜브 짝지 TV]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 모여서 유튜브 방송을 하는 지지자들을 격려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202012.15 [제공 유튜브 짝지 TV]

윤 총장 측은 정 교수 1심 선고 바로 다음날인 24일 정직 처분 집행정지 재판의 2차 심문기일에 출석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정권과 척을 지고 사상 초유의 징계 처분까지 받게 된 뿌리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에 있다고 본다.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되고 난 뒤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이 불거진 게 수사의 단초였다. 검찰은 8월 27일 조 전 장관의 자택 등을 전방위로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청문회 전부터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배경에는 더 늦어질 경우 수사가 흐지부지 될 수 있다는 윤 총장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구의 정치 수사 비난이 정권 속마음"

한 검찰 간부는 “강남권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입시 비리 가지고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이는 건 과잉 수사라는 공격 여론이 있었지만, 윤 총장은 이를 권력층의 부패 범죄라는 차원에서 봤다”고 말했다. 반면 여권은 윤 총장이 조 전 장관 수사를 벌인 배경으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해왔다.

지난 4월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이던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윤 총장과 가진 술자리에서 “형 때문이 국이 형이 이렇게 됐다, 형이 정치하려고 그런 것 아니냐”며 폭언을 한 사건이 상징적이다. 이를 두고 한 검사는 “취중이지만 이 차관이 했던 말이 윤 총장을 여권이 얼마나 견제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속마음에 가깝다”고 했다.

윤 총장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검찰 조직 전체로 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올해 1월 취임 이후 조국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좌천시키며 윤 총장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들 자리는 검찰 내 ‘친정권’ 인사로 불리는 검사들로 채워졌다.

점점 입지가 좁아진 윤 총장은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까지 받게 됐다. 윤 총장을 대리한 이완규 변호사는 앞선 집행정지 1차 재판에 출석하며 “정부 의사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내칠 수 있다면 그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행정지 재판도 영향 미칠 듯

검찰 내부에선 정경심 교수 선고 결과를 계기로 추미애 장관 등의 입지는 흔들리는 반면, 윤 총장은 과거 수사의 정당성을 얻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총장 징계 사태를 거치며 일었던 검찰 조직원들의 내부 반발이 다시 불붙을 수도 있다. 윤 총장의 집행정지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홍순욱 부장판사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내용에 법치주의나 사회 일반의 이익이 포함되는가’라는 질의서를 보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검찰총장이 정당한 수사를 했음에도 그로 인해 임기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상황이야말로 법치주의의 훼손”이라며 “사법부도 그 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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