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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락 코앞인데…배당주 '막차' 탈까 말까

중앙일보

입력

배당주 탑승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업이 경영 활동으로 남긴 이익금을 주주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배당이고, 배당을 많이 하는 주식을 배당주라고 부른다. 올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배당금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이 오는 29일이기 때문에 28일까지 주식을 사둬야 내년 4월쯤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배당락일이 가까워지면서 투자자의 막판 고민도 커지는 모습이다.

배당주 투자, 지금도 먹을 게 있을까. 셔터스톡

배당주 투자, 지금도 먹을 게 있을까. 셔터스톡

하나금융·현대중공업 등 배당수익률 5%대

2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연말 배당금액은 20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18%가량 늘어난 수치다. 예상 배당수익률(주식 1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비율)은 평균 1.7% 수준이다. 전통적 고배당주인 금융주가 배당수익률 상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22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올해 배당 추정치가 있는 226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하나금융지주(5.85%)였다. 현대중공업지주(5.83%)와 BNK금융지주(5.68%), 기업은행(5.67%), JB금융지주(5.51%), DGB금융지주(5.41%)가 뒤를 이었다. 유통주인 KT&G(5.27%), 롯데푸드(5.05%), GS홈쇼핑(4.96%)도 수익률 추정치가 높았다.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도 관심 종목으로 꼽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특별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증권가는 특별배당금 총액이 6조~8조원대일 것으로 내다본다. 주당 1000원 안팎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시행하면 코스피 200 기업의 연말 배당액이 27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배당주를 사야 하는지 고민이다. 배당주 투자로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데, 만약 주식을 지금 매수해 배당수익을 확보한다고 해도 주가가 매수 시점보다 하락하면 전체 수익률은 떨어진다. 그런데 통상 배당락일에는 '배당'이라는 매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주가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해당 종목의 배당수익이 주가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인지 따져봐야 한다.

연말예상수익률상위예상종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연말예상수익률상위예상종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금이라도 배당주 사야" "손해 볼 수도"

그럼에도 주식을 보유하는 게 수익률 차원에서 더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8~2019년 코스피 종목의 배당수익률에서 배당락일 시초가 하락률을 뺀 수치는 평균 1.07%였다. 배당을 받고 나서 주식을 팔더라도 1.07% 이익을 얻을 수 있단 뜻이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당락 효과가 미미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주식을 매수해 배당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배당투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셔터스톡

전문가들 사이에도 배당투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셔터스톡

반면 배당주 막차에 타는 데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배당락을 고작 며칠 앞둔 현 주가는 이미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50종목으로 구성된 'KRX고배당 50지수'는 23일 2214.47을 기록, 지난달 이후 13.4% 올랐다. 만약 이후 대외 변수, 혹은 차익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 확산 등으로 주가 하락이 더 클 수 있다"며 "예상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종목이 아니면, 배당락 전에 주가가 많이 오른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거두거나 배당락 이후 하락한 주식을 싸게 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져 배당이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일부 고배당 종목을 제외하고 배당 투자에 대해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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