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에도 6연속 장학금 받은 조민…‘노환중 재판’ 시선집중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05:00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자녀입시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던 조 전 장관의 딸 조민(29)씨가 받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장학금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조국 전 장관 부인 입시 비리로 1심 징역 4년
딸 장학금 뇌물 사건도 지난 4일 재판 시작돼
검찰 "2번 유급에도 6차례 장학금 뇌물로 판단"

조민씨의 장학금 문제는 검찰이 장학금을 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을 지난해 말 뇌물 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날 정 교수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조 전 장관 부부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8월 딸에 대한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특혜 의혹과 함께 본격화됐다.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시기에 중앙일보가 곽상도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부산대 의전원 2회 이상 장학금 연속 수혜자 현황 자료’ 등을 보면 조민씨는 2015~2018년 사이에 ‘면학(학문에 힘씀)을 독려한다’는 명목으로 유급을 당하고도 6차례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부산대 의전원 학생 3743명(학기별 학생 수 중복 산정) 중에 2회 이상 연속 장학금을 받은 인원은 75명(2.00%)에 불과했다. 특히 6차례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11명(0.29%)뿐이었다. 2회는 37명(0.98%), 3회 12명(0.32%), 4회 7명(0.19%), 5회 8명(0.21%)이었다.

6회 이상 연속 수령자 11명 가운데 조씨를 비롯해 장학회에서 학생을 지정한 경우는 모두 3명인데 조씨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성적 우수자였다. 11명 가운데 나머지 8명은 학교에서 장학회에 추천하거나 학교에서 선발한 경우로 가계 곤란 학생(5명), 과 대표 등에게 주는 학생회 간부 장학금(2명), 성적 우수(1명) 등이었다.

지난해 8월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사무실. 이날 수사관들은 부산의료원 행정실과 원장실, 조국 후보자의 딸이 다닌 양산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조국 가족이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부산대 입학본부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8월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사무실. 이날 수사관들은 부산의료원 행정실과 원장실, 조국 후보자의 딸이 다닌 양산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조국 가족이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부산대 입학본부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송봉근 기자

조씨는 입학 연도인 2015년 1학기(세 과목 낙제, 평점 평균 미달)와 2018년 2학기(한 과목 낙제)에 각각 유급을 당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가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은 1학년 때 지도교수인 노환중 교수가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해서였다.

조씨 장학금 문제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2017년부터 학내에서 잡음이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 업무를 하는 의전원 장학위원회가 조씨 장학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자체 회의까지 열었다고 한다. 당시 장학위원회 결과를 노 교수에게 전달한 A교수는 “당시 장학위 자체 회의에서 이 부분(조 전 장관의 딸 장학금 지급)에 대한 내용이 논의됐고, (노 교수를 만나) 조금 주의 깊게 생각해서 지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후 장학금 지급 규정이 일부 바뀌었다. 2018년 2학기부터 장학회의 기부약정서 양식에 사유를 쓰도록 문항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A교수는 “전반적으로 학교에서 이런 부분(장학금 지급 규정 등)을 명확하게 정립하고자 (지급 규정을 수정)한 것 같다”며 “(조 전 장관 딸이 유급을 당했는데도 연속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 그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씨에 대해서는 ‘면학용 장학금’이라는 사유로 장학금 지급이 계속됐다.

그래서 학내 다른 교수들의 불만도 커졌다고 한다. B교수는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다. 이번 일이 터지기 전부터 조 전 장관 딸한테 장학금을 많이 주고 있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 문제로 노환중 교수와 얼굴을 붉히고 큰소리친 교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곽 의원은 “노 교수가 장학금 지급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자녀를 거쳐 조국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 교수가 조국 장관으로부터 받은 대가가 무엇인지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 말 노 교수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일 때 부산대병원장 등 공공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등 정부 부처에 끼칠 영향력을 알고 장학금을 줬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에 배당돼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심리에 들어갔다. 지난 4일 첫 재판(공판준비기일)이 열렸고, 법원 휴정기 일정 등으로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중 열린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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