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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넘은 청문회…‘막말 논란’ 10차례 넘게 사과한 변창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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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구의역 사고’와 관련한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구의역 사고’와 관련한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23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10회가 넘는 사과와 해명 속에 14시간여 만인 24일 자정을 넘겨 종료됐다.

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마치면서 거듭 과거의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마무리 발언에서 “저의 4년 전 발언을 통해서 마음을 아프게 한 (김군) 유족과 또 고인, 그리고 위험 종사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오늘 청문회 과정에서 저의 부주의나 실수로 잘못된 발언이 있다면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변 후보자는 “장관이 된다면 국민과 정책 현장,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폭넓게 소통하겠다”며 “30년간 쌓아온 저의 전문성과 경험, 그리고 국토교통부 직원들 개개인의 실무 능력을 화합적으로 융합해서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시장 안정은 물론 주거와 국토, 교통의 미래 등 현안 정책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며 “앞으로 가야 할 미래의 정책을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변 후보자는 과거 발언에 제기된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지만, 자녀의 ‘아빠 찬스’ 특혜 의혹과 ‘지인 채용’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이날 야당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을 갖추지 못했다”(김희국 국민의힘 의원), “순간적인 막말이라기보다는 특권의식에서 기인한 가치관과 인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후보자의 면면을 살필수록 이게 맞는가 싶을 정도로 참담하다”(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며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사퇴 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변 후보자를 옹호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구의역 사고 사망자 김군’의 어머니 육성을 공개하면서 “‘사람이 먼저다’라고 국정 철학을 내건 정부에선 (후보자가) 더 적합하지 않다는 게 민심”이라며 “장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변 후보자는 “고인이나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욱더 반성하면서 사과하고 마음의 죄, 빚을 진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딸의 미국 유학비 축소 신고 의혹과 관련해서는 “학교가 특수해서, 예일대는 등록금 지원비율이 워낙 높아서 비용이 적게 들었고, 그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고 해 막말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선 “우리나라 문화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먹지 않는다”는 발언 취지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성은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것은 조심스러운데”라고 말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진선미 위원장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변 후보자는 “혹시 또 듣는 분들 입장에서는 다른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취지가 그게 아니었다고 말씀드리며 유감을 표한다”고 또 해명했다.

‘2006년 6월 영끌해서 서초구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엔 “‘영끌’이라는 건 소득도 없으면서 무리해서 살 때를 표현하는 데 저한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를 줄인 말로 대출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퇴직금 중간정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동산을 구입하는 상황을 말하는데, 변 후보자는 ‘영끌’을 소득이 없는 사람으로 한정해 비유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국토위는 2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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