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여성은 화장 때문에…” 비하발언 해명하다 또 구설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00:02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군이 실수로 죽었습니까?”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 청문회
“못사는 사람이 밥 사먹나” 설명 중
“여성은 아침 같이 먹는 것 꺼려”
“과거 발언 사죄” 말했지만 또 논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23일 인사청문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모군을 언급하며 ‘막말 논란’을 질타했다. 변 후보자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던 2016년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회의록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 전날(22일) 정의당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 농성장을 찾아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등에게 “국토 관련 일만 하다 보니 교통을 잘 몰랐다”는 취지로 사과했다가 유족들이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왼쪽)에 대한 인사청문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3일 국회에서 열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왼쪽)에 대한 인사청문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심 의원은 청문회에서 김군 어머니의 육성 녹음파일도 공개했다. 그는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우리 아이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걸 밝히고 싶다”고 오열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못 갖췄다”고 비판하며 자진 사퇴 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순간적인 막말이라기보다는 특권의식에서 기인한 가치관과 인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4년 전 제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재직 시절 중 발언했던 것과 관련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과 가족분들,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SH 사장 재임 시절 변 후보자가 일종의 공공주택인 셰어하우스 관련 회의를 하며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고 해 막말 논란이 인 것과 관련, 변 후보자는 “우리나라 문화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먹지 않는다”는 발언 취지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뒤도 없이 가난한 사람은 외식도 하지 말라 비약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성은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것은 조심스러운데”라고 말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진선미 위원장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변 후보자는 “혹시 또 듣는 분들 입장에서는 다른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취지가 그게 아니었다고 말씀드리며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할 때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거나, 지인을 채용하고 연구용역을 몰아줬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조직관리에 저의 덕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면서도 “제가 교수로 있다가 조직을 새로 맡으면서 고 박원순 시장께서 새로운 공기업 탄생을 주문하셨고 강한 개혁정책을 추진했는데 그러다 보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신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여당 측 청문위원들은 변 후보자 관련 의혹이 야당과 일부 언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주택·도시 문제 전문가”(김윤덕 의원)라고 추켜세웠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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