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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새해 해맞이 이번엔 오지 마세요”…강릉 ‘31일ㆍ1일 식당내 취식 금지’

중앙일보

입력

해돋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정동진 앞바다에 붉은 해가 장엄하게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해돋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정동진 앞바다에 붉은 해가 장엄하게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출 명소가 많은 강원 강릉시가 해맞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31일과 내년 1월 1일 관내 모든 식당 내 취식을 금지하는 초강력 조치를 발표했다.

강릉 식당 매장 내 취식 불가…포장·배달만 허용 #김한근 강릉시장 "해맞이 특수 아닌 해맞이 공포" #초강수 대책에 "자영업자 보상 대책도 마련해야"

 강릉시는 23일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오는 31일 오후 3시부터 내년 1월 1일 오후 3시까지 강릉지역 모든 식당에서 식사를 금지하는 대책을 내왔다. 매장 내 취식은 안 되지만, 포장과 배달은 가능하다.

 강릉시는 또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24시까지 경포·정동진·주문진·안목·강문·연곡·사천·금진 해변 등 해맞이 명소 8곳의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들 해변에는 출입금지 현수막과 폴리스라인 등이 설치된다. 이와 함께 숙박업소 예약 제한 및 파티가 금지되고, 찜질방 및 목욕탕 내 사우나시설도 집합이 금지된다.

 강릉시는 앞서 지난 22일 연말연시 동해안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해변을 폐쇄한다는 내용이 담긴 대국민 호소문을 긴급 발표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호소문을 통해 “강릉시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으로 연말연시 전국 최고의 해맞이 명소인 경포해변과 정동진해변을 비롯한 강릉시의 주요 해변을 모두 폐쇄하고 오죽헌을 비롯한 주요 관광시설도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소중한 직장을 잃은 한 시민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듯이 현재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의 시민들은 ‘해맞이 특수’가 아닌 ‘해맞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역학조사가 한계에 봉착하고 의료체계가 붕괴할 것이다.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해맞이 명소를 찾는 발걸음을 다음 기회로 미루어 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돋이 관광객들이 강릉 경포해수욕장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의 소원을 빌고 있다. 중앙포토

해돋이 관광객들이 강릉 경포해수욕장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의 소원을 빌고 있다. 중앙포토

 일각에선 해돋이 명소 및 겨울 스포츠시설 운영 전면 중단 결정으로 인해 생계절벽에 내몰린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년 넘게 강릉에서 횟집을 운영해 온 최모(59)씨는 “거리두기 잘 지키고 손님도 방역기준에 맞게 받으면 될 것인데 식당 이용 금지는 너무 과한 조치”라며 “연말 특수는 못 누리더라도 직원들이 먹고 살 수 있게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강력한 조치를 하려면 그에 맞는 보상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홍천-횡성-영월-평창)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대책이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방역 대책으로 스키장, 해맞이 등 관광시설 무더기 환불 사태부터 수백여 명에 이르는 아르바이트생, 협력업체 직원 등의 실직은 물론 인근 영세 소상공인들이 사실상 폐업을 강요받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선제적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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