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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빽많다" 연예인도 회원...코로나 비웃는 청담 룸살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1일 낮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멤버십 룸살롱’ 정문. 지난 15일 밤 경찰에 단속된 이후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김민중 기자

21일 낮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멤버십 룸살롱’ 정문. 지난 15일 밤 경찰에 단속된 이후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김민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청담동에서 연예인이나 재력가 등 VIP들을 상대로 영업하던 회원제 룸살롱이 적발됐다. 경찰은 이 업소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곳을 드나든 VIP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식집으로 위장한 청담동 VIP 룸살롱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풍속단속계는 지난 15일 오후 10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6층짜리 빌딩을 급습해 3~4층에서 몰래 영업 중이던 A룸살롱을 적발했다. 방역 당국 지침대로라면 코로나19 사태로 유흥주점은 영업 금지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A룸살롱은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 음식점(한식집)으로 위장 등록한 뒤 영업을 했다”며 “현장에서 업주 1명, 접대부(웨이터 포함) 17명, 손님 7명을 감염병예방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룸살롱은 층당 바닥면적이 208㎡(63평), 룸 개수는 8개가량 이었다.

연예인·재력가 VIP만 회원으로 모집  

2017년 6월 개업한 A룸살롱은 VIP들에게만 은밀히 접근해 회원으로 모집한 뒤 매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3~4시까지 영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VIP 회원 중에는 사생활 보호를 중요하게 여기는 연예인이나 재력가 등이 포함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룸살롱에 들어가기 위해선 사전에 전화로 예약하고, 입구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신원 확인을 거쳐야 했다.

9월 24일 서울시 유흥주점 업주 등이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합금지 명령 해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9월 24일 서울시 유흥주점 업주 등이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합금지 명령 해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뒤 봐주는 빽 많다”며 코로나에도 영업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했지만 A룸살롱은 고객들에게 “뒤를 봐주는 사람이 많아 단속 걱정은 없다”며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A룸살롱은 접대부를 인터넷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게시된 이 업소의 채용 공고에는 “고페이(고소득) 보장” “터치 강요 없는 곳” “근무시간은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등의 문구가 올라와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 전체를 파악하고 있으며 A룸살롱에서 성매매까지 이뤄졌는지, 비호 세력이 실재하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강남 유흥업소 단속 강화  

한편 경찰은 A룸살롱 외에도 서울 강남 지역에 유사한 업소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합동단속반은 지난 18일 영등포구·마포구 등의 유흥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역지침을 위반한 사업장 4곳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룸살롱 2곳은 정문을 잠근 채 비밀 통로로 연결된 뒷문을 통해 손님을 출입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서울 강동경찰서는 강동구 길동에서 한 노래방을 빌려 룸살롱 영업을 하던 B업소를 지난 15일 급습해 업주와 접대부, 손님 등 13명을 붙잡았다. 강동서에 따르면 B업소에서 손님들은 기본 술값 20만원을 내고 술을 마신 뒤 별개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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