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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노트북을 열며

감동을 찾아나선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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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임미진
임미진 기자 중앙일보 기자
임미진 폴인 팀장

임미진 폴인 팀장

절망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희망을 찾아야 할까요. 최근 폴인스토리를 읽다가 저는 ‘자기 긍정감’이라는 단어에 색칠을 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공간 기획자 준지 타니가와 JTQ 대표가 꺼낸 키워드입니다. 그는 나이키·렉서스·긴자식스 같은 브랜드들과 손잡고 공간을 기획해 온 실력자죠. 츠타야서점으로 유명한 CCC그룹에서 CCC크리에이티브라는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멋진 공간을 기획해도 사람들을 모을 수 없는 지금, 그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까요. 지난달 폴인컨퍼런스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에서 화상 강연을 한 그는 어두운 기색이 없었습니다. 코로나가 공간 사업에 가져올 변화를 8가지로 정리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로나를 장기간 겪으면서 아주 작은 것에도 감동할 수 있는 일상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감동과 영감을 찾아서 사람들은 아주 신중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간을 기획하는 이들은 이 변화를 주목해야 합니다.”

노트북을 열며 12/23

노트북을 열며 12/23

작은 감동. 다음 주 월요일에 온라인으로 열릴 폴인세미나 ‘리추얼’에 출연할 최혁준 대표도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그는 2년째 ‘챌린저스’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회원들은 꼭 지키고 싶은 습관을 적고 돈을 겁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기, 매일 집에서 운동하기 같은 소소한 습관들이죠. 습관을 지킬 때마다 자신이 낸 돈을 조금씩 돌려받습니다. 못 지키면 벌금을 내야 하죠. 2년 만에 월 거래액이 60억원, 누적 신청 건수가 150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왜 돈을 내면서까지 습관을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지금의 젊은 세대는 거창한 미래를 꿈꾸는 걸 낯설어합니다. 회사에 들어가며 ‘사장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신입사원이 얼마나 될까요. 그 회사를 몇 년이나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오히려 하루하루의 만족감을 찾는 걸 중요하게 여겨요. 다짐한대로 일찍 일어난 나, 운동 열심히 한 나를 칭찬하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새해에 어떤 계획을 세우실 거냐고 묻는 게 조심스럽습니다. 내년 연말은 또 어떤 풍경일지 상상이 되지 않아서입니다. 1년의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작은 감동을 만들어내실 건가요. 작은 감동에서 기쁨을 찾는 하루하루가 일 년 내내 이어지길 기도합니다. 최혁준 대표가 가장 좋아한다는 격언을 전해드립니다. 미국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이 한 말이라고 해요. “열심히 일하라. 친절하라. 멋진 일이 생길 것이다. (Work hard, be kind and amazing things will happen.)”

임미진 폴인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