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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그늘…보험사기 가담한 요식업 종사자 137% 증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A씨 일당 6명은 올 상반기 서로 공모해 고의로 자동차사고를 냈다. 이들은 사고 후 합의금·병원치료비·차량수리비·장기보험 후유장해 보험금 등 명목으로 3개 보험사로부터 약 9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올 상반기 적발 금액·인원 역대급 #전체 4526억, 500만원 이하가 71% #무직·일용직 등 생계형 비중 늘어

#외제차 정비업체 B사는 사고 차량을 입고한 뒤, 파손되지 않은 부위까지 수리한 것처럼 꾸며 관련 부품과 도장·타이어 등을 보험사에 허위 청구했다. 이들이 12개 손해보험사를 속여 받아낸 보험금은 약 10억원이다. 이 보험사기엔 정비업체뿐 아니라 부품업체까지 조직적으로 공모 가담했다.

올해 상반기 적발된 대표적인 보험사기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됐던 상반기 중 이런 식의 보험 사기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급증했다. 적발 금액과 적발 인원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여파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요식업이나 일용직 종사자들의 ‘생계형 보험사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 및 인원 추이

보험사기 적발금액 및 인원 추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52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34억원)보다 9.5%(392억원) 증가했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4만74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3094명)보다 10%(4323명)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2018년 이후 2년째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적발된 보험사기의 71%는 500만원 이하의 소액이었다. 1인당 평균 적발 금액은 950만원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허위입원은 감소했지만 보험금 편취가 쉬운 허위장해 등 단발성 보험사기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했다.

보험사기 적발자의 직업은 회사원(18.5%), 무직·일용직(10.4%), 전업주부(10.4%) 순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경영난에 처한 요식업 종사자의 보험사기 가담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1144명) 급증하고, 일거리를 잃은 무직·일용직도 전보다 22.9%(921명)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같은 전문종사자 보험사기는 줄고, 무직·일용직, 요식업 종사자 등 생계형 보험사기 비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40~50대 중년층 적발 비중이 44.2%(2만 958명)로 가장 많았다. 다만 10·20대 청년층의 보험사기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3% 증가했고, 60대 이상 고령층의 보험사기도 14.7% 증가하는 등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령대에서 보험사기가 늘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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