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삼성전자·카카오 'AI 동맹' 맺는다…첫작품은 팬데믹 극복AI

중앙일보

입력 2020.12.22 15:34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가 '인공지능(AI) 동맹'을 맺고, 내년 상반기 첫 합작품으로 '팬데믹 극복 AI'를 내놓는다. 사용자 위치 주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 상황을 분석하고 행동 지침을 미래 알려주는 인공지능이다.

SK텔레콤은 22일 SK텔레콤 판교 사옥에서 자사 김윤 최고기술경영자(CTO)가 우경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와 만나 팬데믹 시대 공동 AI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사는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한 AI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향후 고령화나 미세먼지 등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연구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왼쪽부터)와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우경구 상무가 22일 오전 경기도 SK텔레콤 판교 사옥에서 팬데믹 시대 공동AI 개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왼쪽부터)와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우경구 상무가 22일 오전 경기도 SK텔레콤 판교 사옥에서 팬데믹 시대 공동AI 개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을지로, 확진자 발생' 알림에, '역삼역 거리두기' 공지

팬데믹 극복 AI는 유동인구 빅데이터, 공공 재난 정보, 소셜미디어(SNS) 정보 등을 기반으로 지역별 위험도를 정교화하고 이용자의 스마트폰 등에 기록된 일정, 항공권·공연·숙박 예약 정보, 평상시 이동 경로 등을 바탕으로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일례로 서울 을지로 인근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공공 재난정보가 뜨면, 해당 AI가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당시 주변 유동인구 800명' '이중 20%가 역삼역으로 이동' 등의 추가 데이터를 분석해낸다. 이를 통해 을지로 부근의 코로나19 위험도는 '상', 역삼역 위험도는 '중'으로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을지로 인근 건물로 출퇴근하는 이용자에게는 '자가용을 이용하라'고 안내하고, 역삼역 인근 극장 예약자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라'고 권고하는 식이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3사가 공동 개발 중인 '팬데믹 극복을 위한 AI'.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3사가 공동 개발 중인 '팬데믹 극복을 위한 AI'. [SK텔레콤 제공]

AI 플랫폼으로 개발, API 형태도 대중에 공개 

3사는 팬데믹 극복 AI를 별도 서비스가 아닌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한다. 핵심 기능과 기술을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개발자·연구기관·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앱·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는 3사가 함께 운영하게 될 별도의 사이트에 내년 상반기 공개한다.

이를 위해 3사는 지난 3월부터 공동 실무 그룹을 만들어 기획팀과 개발팀을 결합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현재 화상회의와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개발 방향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T맵으로 확보한 모든 유동인구 데이터,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결제 데이터, 카카오는 다음의 SNS 키워드를 투입하는 등 3사가 가진 모든 리소스를 총동원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회사별 역할 분담 없이 원팀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의 이 같은 전략적 AI 동맹은 글로벌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한다.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이미 미국의 거대 IT 기업인 GAFAM(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과, 중국을 대표하는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가 AI 생태계 선점을 놓고 세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Z홀딩스)이 통합하면서 일본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중심의 'AI 동맹' 외에도, KT가 LG전자·LG유플러스·현대중공업지주·KAIST·한양대·한국전자통신원 등과 함께 'AI 원팀'을 결성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오른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오른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 "스타트업과도 협력…AI 동맹 대오 넓혀야"

세계인공지능학회에서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세 차례 수상한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AI 동맹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국내 유망한 AI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기반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국의 벤처기업인 '오픈 AI'가 'GPT-3'라는 AI를 개발하자, 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엄청난 돈을 주고 독점 라이선스를 구매했다"면서 "벤처기업이 연구에 성공하면 대기업이 사주고, 벤처기업은 그 돈으로 다시 연구에 집중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동맹 구조가 공고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하루빨리 데이터의 수집·유통·분배에 대한 표준화 작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간 동맹 결성은 쉽지만, 데이터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동맹이 유지되기 어렵다"면서 "데이터 품질, 가치평가에 대한 체계 등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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