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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치는 환불 전화, 급작스런 영업중단 조치에 스키장·호텔 대혼란

중앙일보

입력

22일 정부가 발표한 특별 방역 강화조치에 따라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전국 스키장을 비롯한 겨울 레저시설의 영업이 전면 중단된다. 사진은 24일 개장 계획이었던 경기도 용인 양지 파인리조트. [뉴스1]

22일 정부가 발표한 특별 방역 강화조치에 따라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전국 스키장을 비롯한 겨울 레저시설의 영업이 전면 중단된다. 사진은 24일 개장 계획이었던 경기도 용인 양지 파인리조트. [뉴스1]

22일 정부가 사전 예고 없이 연말연시 특별 방역 강화조치를 발표하자 관광·레저업계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스키장을 비롯한 겨울 레저시설 영업 중단, 숙박시설 50% 객실 운영 지침을 갑자기 발표하는 바람에 스키장과 호텔에 시즌권과 객실 환불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국 16개 스키장은 이달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겨울철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시에 열흘 이상 스키장을 못 가게 되자 시즌권 구매자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원도의 한 스키장 관계자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시즌권 환불과 보상에 대한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연휴 기간 모든 객실이 예약됐었는데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특별 방역 강화조치를 발표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특별 방역 강화조치를 발표하는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갑작스러운 정부 발표에 스키장은 대응 방법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다른 강원도 스키장 관계자는 “스키장경영협회와 전국 스키장이 피해 보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시즌권 환불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재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줘야 소비자와 갈등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스키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개장 예정이었던 경기도 용인 양지파인리조트는 스키장 개장을 일단 연기했다. 이미 개장한 스키장들도 “올겨울은 차라리 쉬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한숨짓고 있다. 인력 조정에 들어가는 스키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의 한 스키장 관계자는 “골프장은 영업하는데 스키장은 영업을 중지하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따졌다.

숙박업소도 비상이다. 객실 예약을 50% 이내로 제한해야 해서 예약을 마친 고객에게 취소를 권유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전국 주요 호텔‧리조트의 경우 연말 특수로 객실 판매율이 이미 80% 이상 차 있는 상태다. 서울 시내 5성급 A호텔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구청으로부터 세부적인 지침이 내려온 게 없다. 이미 예약한 손님 가운데 누구를 유지하고, 누구를 취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급호텔 관계자는 “예약한 역순으로 예약 취소와 환불, 연기 등을 안내하고 있지만, 고객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결정이어서 특별한 의견은 없다”며 “업계가 입은 피해 보상 문제는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표·백종현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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