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10% 오르면 총수출 3.4%↓"…원화강세 충격도 부익부 빈익빈

중앙일보

입력 2020.12.22 14:17

업데이트 2020.12.22 15:16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총수출이 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환율변동이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1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총수출이 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환율변동이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1

최근 가팔라진 원화가치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원화 강세가 수출에 미치는 피해는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 10% 오르면 총수출 3.4%↓”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중소기업 환 변동 위험관리 지원 간담회’를 열고 최근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국제무역통상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등 연구기관, 수출업계와 금융사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총수출은 3.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원화가치 10% 상승은 22일 기준 11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는 달러당 원화가치가 1000원대로 올라선다는 의미다.

올해 3월까지 1200원대였던 원화 값은 한 때 1100원 선을 뚫는 등 큰 변동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지속한다면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표시되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다. 원화 값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더라도 채산성이 떨어져 기업 수익이 줄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 환율 리스크 취약”

특히 환율로 인한 피해에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 기업이 더 취약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수송장비(-3.8%포인트)·일반기계(-2.5%포인트)·정밀기기(-2.4%포인트)·전기전자(–2.3%포인트)에서 큰 폭의 수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두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은 분야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화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기업이 얻는 이익도 주는데, 고부가 가치를 올리는 대기업보다 이윤을 덜 남기는 중소·중견에 피해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도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이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무역협회 회원사 801개 중 환 헤지(hedge, 위험 회피)를 한 비율이 20% 미만인 곳은 대기업(31.3%)보다 중견(69.1%)·중소(72.2%)기업 비중이 두 배 이상 컸다. 환 헤지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 비용을 내고 환율을 현재 수준으로 미리 고정하는 것이다.

환 변동보험료 최대 45% 할인

정부는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을 돕기 위해 무역보험공사에서 운영하는 환 변동보험료를 깎아주기로 했다. 우선 선물환 변동 보험 이용료는 최대 45%까지, 옵션형 보험 이용료도 부분보장 방식을 다양화해 부담을 최대 30%까지 낮춘다.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지원 사업도 확대한다. 달러 표시 수출채권은 원화 가치가 오르면 만기일로 갈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이를 미리 현금화하면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현재 무보에서 지원하는 6000억원 규모의 수출채권 보증을 내년부터 이를 7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 밖에도 ‘환위험관리 가이드라인’ 발간해 중소·중견기업 대상 일대일 방문 컨설팅 등 환위험 교육도 확대하기로 했다.

환율에도 수출 실적 선방…성윤모 “두 달 연속 수출 증가 기대”

다만 환율 변동이 단기적으로는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규모가 큰 기업들은 환 변동에 대비 전략을 활성화했고, 수출 품목들이 품질 고도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가격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환율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출 실적은 선방하고 있다. 11월 수출은 2년만에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에서 모두 지난해 보다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이날 간담회에서 수출 회복세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 장관은 “수출 회복 분위기가 월말까지 지속하면, 12월 수출은 2개월 연속 4분기 수출도 2년 만에 분기 기준 첫 플러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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