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알코올 중독’ 테스트한 금주…위스키라 쉬웠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22 11:00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99)

12월 들어 금주를 시작했다. 갑자기 금주를 결심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내가 과연 ‘알코올 중독’인지 알고 싶었다. 평소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냐”는 핀잔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위스키를 처음 마실 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다. 쉬지 않고 위스키를 마셨더니 내성이 생겨서인지 감동적인 맛을 느낀 지 오래됐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 간을 쉬게 해주고 싶었다.

금주한 지 열흘이 되던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뿐해졌다. 또 근무 시간에 찾아오는 피로도 덜해졌다. [사진 pixabay]

금주한 지 열흘이 되던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뿐해졌다. 또 근무 시간에 찾아오는 피로도 덜해졌다. [사진 pixabay]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피로감이 줄었다. 금주한 지 열흘이 되던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뿐해졌다. 또 근무 시간에 찾아오는 피로도 덜해졌다. 술 생각을 잊으려고 일찍 잠을 청한 것, 밤늦게 술과 함께 음식을 먹지 않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피부도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피부 좋아진 거 같다고 말하는 주변인이 늘었다. 술 마실 땐 술이 몸에 해롭다는 걸 몰랐는데, 술을 끊으니 술이 몸에 해롭다는 걸 깨달았다.

금주한 지 일주일이 지나자 금단 현상이 나타났다. 저녁을 먹고 나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어른거리고, 밤 10시가 지나면 위스키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유혹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단체 채팅방, 각종 SNS 등에서는 연말을 맞아 신나게 술 마시는 지인들의 사진이 나를 괴롭혔다. ‘뭐하러 금주를 시작했나’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대로 포기하면 ‘알코올 중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힘들 거라며 참았다.

금주한 지 일주일이 지나자 금단 현상이 나타났다. 저녁을 먹고 나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어른거리고, 밤 10시가 지나면 위스키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유혹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사진 pixabay]

금주한 지 일주일이 지나자 금단 현상이 나타났다. 저녁을 먹고 나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어른거리고, 밤 10시가 지나면 위스키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유혹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사진 pixabay]

술을 안 마시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역설적으로 술이었다. 감기에 걸려 일주일 정도 술을 못 마신 적이 있는데, 감기가 다 낫고 처음 마신 위스키가 정말 맛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맛있는지 몰랐던 위스키인데 맛을 구성하는 향 하나하나 온몸으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금주 다짐을 굳세게 했다. 또 금주가 끝나면 마실 술을 대량 사는 것도 술 없는 나날을 버티는 좋은 방법이었다.

금주에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이라면 위스키에 발을 들여보자. 술을 즐기는 방법을 바꾸면 술에 의지하는 자신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사진 pixabay]

금주에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이라면 위스키에 발을 들여보자. 술을 즐기는 방법을 바꾸면 술에 의지하는 자신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사진 pixabay]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향과 맛을 즐기기 위해 술을 마셔서 금주는 수월하다. 취하는 기분을 느끼려고 술을 마셨다면, 그 중독성에 굴복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위스키를 마실 때는 전혀 취하고 싶지 않다. 끝까지 제정신으로 위스키가 내뿜는 모든 것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금주에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이라면 위스키에 발을 들여보자. 술을 즐기는 방법을 바꾸면 술에 의지하는 자신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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