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파도악, 청문회장 서는 것조차 국민모독" 벼르는 野

중앙일보

입력 2020.12.22 05:00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3일 국회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3일 국회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파도 파도 악담만 나온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한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이 의원은 “검증을 하면 할수록 변 후보자가 얼마나 부적격 인사인지 거듭 확인하게 된다. 변창흠은 안 된다는 게 당내 주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파도악’, 변창흠은 안 된다”

인사 청문 대상자 주요 쟁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사 청문 대상자 주요 쟁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2일부터 사흘간 네명의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22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23일엔 변 후보자, 24일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은 이 가운데 “변 후보자 임명만은 기필코 막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이 가장 문제 삼는 건 변 후보자의 이른바 ‘막말’ 논란이다. 변 후보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던 2016년 당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로 숨진 김모군 사건과 관련해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SH 회의록에 담겨있다.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인 은성PSD 직원이던 김군은 그해 5월 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김군의 사망을 두고 정치권과 사회 각층에선 “한 사람에게 부과된 과도한 업무량과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란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정권이 추구하고 방치한 이윤 중심의 사회, 탐욕의 나라가 만든 사고인 점에서 구의역 사고는 지상의 세월호였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가 SH 사장 재임 당시 공공주택 입주자에 대해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고 한 발언도 논란 대상이다. 이 발언은 2016년 SH가 추진하던 셰어하우스 관련 논의에서 나온 말로, 이 역시 당시 회의록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어떠한 해명도 무마 안 돼”…여당도 비판

서울교통공사 노조원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년 전 구의역 사고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때 발언과 관련, 장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노조원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년 전 구의역 사고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때 발언과 관련, 장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2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발언의 취지와 관계없이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야권은 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조차 들어서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현안 입장문을 통해 “변 후보자의 막말을 전해 듣고 처음에 제 귀를 의심했다”며 “가뜩이나 힘든 청년과 서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패륜적인 행태가 자칭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다는 정권에서 벌어졌다고 하니 더욱 기가 막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당에 촉구한다. 변 후보자 같은 인물이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서는 것 자체가 국민적 모독이라는 성난 민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었고 어떠한 해명이라도 무마는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인식들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철학과 맞는 가치의 발언이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22일부터 사흘간 청문회 정국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하루 앞둔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하루 앞둔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또 있다.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가 SH 사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운동권 출신인 허인회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태양광 업체 ‘녹색드림’과 비공개 업무협약을 맺어 허씨의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SH 재임 당시 학교 동문 등을 공사 고위직에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 측은 “모두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며 인사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전해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선 ‘여권 실세’ 정치인의 장관행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년 재ㆍ보선을 관리하는 주무부처 장관인 만큼 실세 정치인이 앉아서는 안 된다는 게 야당 측 주장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경찰의 총책임자이자, 특별교부세를 전국에 나눠줄 총책임자인 장관이 공정하게 중심을 잡을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사청문회 대상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부동산으로 매매로 인한 재산 형성 과정과 배우자의 농지 매입 당시 영농경력 허위 기재 의혹 등이, 24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성추행 의혹을 받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관련한 후보자의 입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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