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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얏트 난동, 목포출신 S파 소행...용산참사때도 연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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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전경. [사진 그랜드하얏트서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전경. [사진 그랜드하얏트서울]

서울 남산의 특급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지난 10월 말 발생한 조직폭력배 난동 사건은 목포 출신의 S파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S파는 10여 년 전 ‘용산4구역 철거현장 화재(용산 참사)’ 당시 철거 용역에도 관여했던 조폭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월 31일 그랜드하얏트서울 사건의 주요 피의자 11명 중 2명이 S파의 행동대장급 조직원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난동을 부린 괴한 중 2명은 신상정보를 대고 호텔에서 숙박하고 있었다”며 “이 2명의 신원을 살피다 경찰이 관리하는 조폭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 출신 조폭 ‘S파’가 주동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S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된 조폭이다. 1990년대 중반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2000년대 들어 전국 10대 조폭으로 규모가 커졌다. S파는 유흥 업소 운영과 주택 철거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일부 건설사와 손잡고 철거 용역을 도맡았고, 2009년 용산 참사에 연루되기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1990년대 중반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사로서 S파를 수사했던 구본진 변호사(법무법인 로플렉스)는 “S파 같이 족보 있는 조폭은 절대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며 “대낮에 특급호텔에서 난동을 부렸다면 막대한 이권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영화 ‘범죄도시’ 중 형사들이 조폭 두목을 찾아와 주의를 주는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메가박스

영화 ‘범죄도시’ 중 형사들이 조폭 두목을 찾아와 주의를 주는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메가박스

경찰, ‘60억 갈등 있나’ 수사 중 

경찰은 S파의 그랜드하얏트서울 난동 사건의 동기를 밝히기 위해 ‘배 회장’과의 연결 고리를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S파 조직원 등 괴한 10여명이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난동을 부릴 당시 “배 회장 나와” “배 회장 연락처 내놔” “배 회장이 60억원을 떼먹었다” 등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배 회장은 이 호텔의 경영권을 확보한 사모펀드인 ‘인마크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인마크 PEF)’의 출자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인마크 PEF와 호텔 주변에선 “배 회장이 조폭 자금을 끌어 쓰다 탈이 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배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그 어떤 조폭과 어울린 적도 없고, S파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60억원을 빌렸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에 올해 초부터 괴한들 들락거려”

경찰에 따르면 그랜드하얏트서울에는 미국 하얏트 본사가 이 호텔을 사모펀드에 넘긴 올해 초부터 조폭으로 보이는 ‘문신남’들이 들락거린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고위 관계자도 “괴한들이 나타나 이용객들을 수시로 위협했다”며 “문신이 있는 사람은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정문에 붙일지 검토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 수영장. 임현동 기자

그랜드하얏트서울 수영장. 임현동 기자

조폭, 패싸움 대신 사채·부동산 등 개입  

한편 조폭 범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조폭 검거 인원수는 3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조폭 조직원 전체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대규모 패싸움은 감소했지만, 유흥·건설·부동산·사채·주식시장·인터넷도박 등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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