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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업비트 연일 불장에, 왜 빗썸은 얼어 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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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출처: 셔터스톡]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매년 5월만 되면 카네이션 한 송이를 들고 어버이의 은혜를 부르짖으며 어르신에 대한 공경을 표한다. 그러다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농한기로 접어들면 경로당에서 코인 프로젝트와 어르신이 화목하게 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에 조롱을 던지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밋업에서 잊히지 않고 회자되는 전설인 ‘비트코인 다이아몬드’의 설명회 사진이 좋은 예시 되겠다.

코인을 투자하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어르신으로 불리는 고령층은 국내 코인 판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연히 어르신을 대상으로 나오는 프로젝트와 거래소들도 큰 비중으로 성장했고,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장투에는 불편한 유저 인터페이스

2013년 엑스코인으로 시작한 빗썸은 거래소의 연식에 걸맞게 사용자의 연령대 또한 높다. 서두에서 언급한 어르신의 비중이 크기에 빗썸도 이에 맞춰서 진화했다. 아니 정확히는 맞춰서 진화를 멈췄다.

빗썸의 거래 종목에는 유난히 오프라인 다단계 마케팅으로 진행된 암호화폐가 많다. 수확철이 지난 농한기에 오프라인 설명회를 진행하고 토큰을 판매한다. 거래소에 접속해서 매도할 여유 없는 농번기에 거래소 상장을 한다. 소위 말하는 상장‘빨’을 누리지 못하고 구입가격보다 시장 가격이 아래로 떨어지면 스테이킹 서비스를 한다. 디파이도 아니지만 어디선가 이자 물량을 구해와서 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한다. 아늑한 노후 생활을 바라던 어르신의 투자 방식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프로젝트들이다. 빗썸에 상장된 국내 프로젝트들의 대표적 패턴이다.

거래소의 유저 인터페이스도 어르신들을 배려한다. 혹자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UI는 어떤 이에게는 편안함으로 다가간다. 화면에 꽉 차게 펼쳐지는 차트. 그 속에서 원하는 대로 설정 가능한 보조지표가 정신 사납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들이다. 누군가의 손에 삼지창이 들려 있고, 누군가의 손에 권총이 들려 있는 불공평한 투자 전쟁판이다. 다 같이 공평하게 돌도끼를 들고 ‘우갸우갸’ 겨뤄보자는 바람이 통했다. 빗썸은 상대적 박탈감이 아닌, 모두에게 불편한 UI를 제공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공평한 거래소가 되었다.

#단타에는 친절한 유저 인터페이스

업비트는 당시 세계 최대의 거래소였던 비트렉스와 제휴로 시작했다. 비트렉스의 오더북과 장부를 공유했다. 아름 아름 비트렉스를 사용하던 국내 코인러에겐 한글 패치된 거래소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덧붙여 증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던 경험까지 녹아들어 사용자 친화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국내 모든 거래소를 통틀어서도 최고라 평하는 이들이 나올 정도로 잘 만들었다. 역설적으로 이렇게 잘 만든 인터페이스는 코인 투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모든 투자 자산 중에서도 으뜸이다. 암호화폐의 변동성보다 더 큰 게 있으니 투자자의 멘탈 변동성 되겠다. 업비트는 친절하게도 투자자의 매수 시점 대비 수익률, 해당 코인의 시간대별 변동률을 직관적으로 보여 준다. 수치를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수익 중이면 빨간색으로 손실 중이면 파란색으로 보여준다.

사소해 보이는 이 수익률 표시로 인해 업비트에서는 매일 아침 경주장이 펼쳐진다. 오전 9시가 되고 여러 잡알트 들의 가격이 빨갛게 물들고 폭등을 시작한다. 멘탈 변동성이 높은 투자자는 불사조에 빙의해서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매수하고 이내 퍼렇게 잔고가 손실을 표시하면 멘탈 변동성이 높은 투자자의 얼굴은 스머프 코스프레가 된다.

#외로운 섬 하나, 갈라파고스

국내 최대 거래소라 불리는 빗썸과 업비트. 이미 해외 암호화폐 흐름과 동떨어진 국내 갈라파고스 환경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진화를 하는 모습이다.

몇 달 전 다단계 프로젝트의 전파력을 동원한 빗썸의 불장 때에 업비트 사용자는 손가락만 쪽쪽 빨았다. 그리곤 최근 불나방이 불을 찾아 몰려드는 특성을 활용한 업비트의 경주장에서 빗썸 사용자는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다.

어떤 이는 거래소를 넘나들며 수익을 착실하게 챙기고 있지만, 어떤 이는 손가락만 어찌나 빨았는지 엄지손가락 주름만 쭈글쭈글한 상태 되겠다. 원금을 싸들고 수익을 얻기 위해 진입한 암호화폐 판이기에 수익을 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비록 비정상적인 상황과 비이성적인 현실이라 할지라도.

다만, 불장 한탕 만을 위해 쫓아가기 이전에 명심해야 하는 사실은 “두 배 먹을 생각이면 반토막을 각오해야 한다”는 거다.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운영자 (https://open.kakao.com/o/ghnA1q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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