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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이 남자 품 속 꺼낸 '초콜릿' 하나로 1년 450억 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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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요즘. ‘예전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이토록 절감한 적이 있었을까. ‘가나 초콜릿’은 오래전부터 그런 일상에 녹아있었던 즐거운 추억의 먹거리 중 하나다.

45년 전 나온 국내 1호 초콜릿 

가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해 1975년 출시된 초콜릿이다. 이전까지 초콜릿은 모두 수입해 들어왔다. 지난 1월 별세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선진국엔 좋은 초콜릿이 많은데 우리나라엔 왜 없느냐”며 1974년 약 15억원을 투자해 서울 영등포에 롯데제과 초콜릿 공장을 지었다. 당시 15억원을 소비자물가지수로 환산하면 지금의 약 197억원에 해당한다. 같은 해 미원이 2억원을 들여 스펀지 공장을 설립한 것과 비교해도 7배가 넘는 투자다.

1976년 가나초콜릿 신문광고. 사진 롯데제과

1976년 가나초콜릿 신문광고. 사진 롯데제과

신 명예회장은 스위스 기술자 막스 브라크를 영입해 “원가가 높아도 상관없으니 스위스 제품보다 더 맛있는, 초콜릿 분야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1975년 2월 국내 첫 초콜릿 제품인 가나 초콜릿이 출시됐다.

한 개 100원짜리 첫해 400만개 판매 

‘가나(Ghana)’란 이름을 한글 '가나다라'에서 따왔다는 얘기도 있지만, 롯데제과는 아프리카 가나산 카카오 콩을 직수입해 만들었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라고 설명한다. 당시 한국인의 입맛엔 부드럽고 풍미가 좋은 초콜릿이 맞겠다고 판단해, 쓴맛과 신맛이 적은 대신 풍미가 우수한 가나산 카카오를 선택한 것이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 70. 가나 초콜릿

롯데제과는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마이크로 그라인드’ 공법을 도입했다. 카카오 콩을 미세하게 갈아내 초콜릿 감촉을 부드럽게 하고 향을 증폭시키는 기술로, 커피 전문점에서도 커피 향을 진하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렇게 선보인 ‘가나밀크 쵸코렡’과 ‘가나마일드 쵸코렡’ 2종은 큰 인기를 얻어 출시 첫해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판매가가 100원이었으니 400만개가 팔린 것이다.

출시 초기 가나초콜릿 생산모습. 사진 롯데제과

출시 초기 가나초콜릿 생산모습. 사진 롯데제과

이후 1996년엔 유럽과 미국 등 초콜릿의 본고장에서 사용하는 ‘BTC(Better Taste & Color Treatment)’공법을 들여왔다. 카카오 콩을 죽 같이 걸쭉한 매스 형태로 가공하는 첨단 제조기술로, 초콜릿 고유의 향과 풍미를 증폭시키고 윤기 흐르는 빛깔을 만들어 낸다.

채시라·이미연 ‘최고 스타’가 모델   

가나초콜릿 광고에 그간 등장한 모델의 면면은 말 그대로 화려하다. 원미경·채시라·이미연·최진실·이본·민효린·혜리·아이유까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가나 광고 모델을 해 한때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기도 했다.

채시라·이미연 등 톱 배우들이 모델로 등장한 가나초콜릿 광고 장면. 사진 롯데제과

채시라·이미연 등 톱 배우들이 모델로 등장한 가나초콜릿 광고 장면. 사진 롯데제과

특히 1990년 이미연이 등장한 가나 초콜릿 광고는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당시 18세였던 이미연은 남성의 자켓에 얼굴을 묻었다 내밀었다를 반복하며 수줍게 초콜릿을 들고 행복한 표정을 지어 지금까지 숱한 패러디의 대상이 됐다. ‘난 사랑해요 이 세상 슬픔까지도, 젊음은 좋은 것 하늘을 보면서 살아요, 롯데 가나~’ 라는 가사의 광고 음악은 건축가로도 유명한 양진석 씨가 대학교 1학년 때 작사·작곡·녹음해 전국 응모에 당선된 곡이다.

초콜릿 하나로 올해 매출 480억 예상  

가나 초콜릿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상품 종류를 다양화 한 게 주효했다. 그동안 ‘가나 디럭스’, ‘가나 에어라이트’ ,‘가나 블랙’, ‘가나 프리미엄 밀크’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는데, 최근엔 인도 아삼지역의 홍차향을 더한 ‘가나 밀크티’와 마스카포네 치즈와 커피를 더한 ‘가나 티라미수’ 등을 내놨다. 단 오리지널 제품인 ‘가나 밀크’와 ‘가나 마일드’는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판매되는 가나초콜릿. 사진 롯데제과

현재 판매되는 가나초콜릿. 사진 롯데제과

네모난 판형 초콜릿 시장에서 가나 초콜릿은 매출과 시장점유율 모두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판형 초콜릿에서 가나 시장점유율은 첫 출시 이듬해인 1976년 47.3%를 기록한 이래 현재까지 5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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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도 판형 초콜릿을 기준으로 2015년 400억원, 2017년 430억원, 지난해 45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약 48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초콜릿에 대한 우리 국민의 눈높이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맛·건강·풍미를 고루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데 계속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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