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집어삼키는 코로나..."가습기 틀고, 자외선 소독 자제"

중앙일보

입력 2020.12.19 06:00

17일 오후 울산시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의료진과 119구급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울산시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의료진과 119구급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실내 상대습도 40~60% 유지하면
저항력 키우고 바이러스도 차단

CO2 농도로 환기 필요 여부 판단
환기 어려우면 공기청정기 가동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난 6일 동일 집단(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진 울산 양지 요양병원.
17일까지 환자와 직원 등 감염자가 200명을 넘어섰고, 이 요양병원과 관련된 외부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22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전북 김제시 황산면 가나안 요양원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18일 현재 확진자가 77명으로 늘었다.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7일까지 부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415명 가운데 요양병원 연관 감염자(입원환자, 직원, 간병인)가 249명으로 전체의 17.6%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지난 14일 한 환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지난 14일 한 환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입원환자가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요양병원은 한 병실을 여러 환자가 같이 사용하면서 병상 간격을 2m 이상 유지하지 못해 환자 밀집도가 높아져 바이러스 전파가 잘 된다고 지적한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크게 늘면서 전체적으로 병원의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 요양병원 환자를 더 넓은 곳으로 옮기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없을까.

에어로졸 타고 바이러스 전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독일·미국·이탈리아·인도 등 국제연구팀은 '환경 연구와 공중 보건(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국제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병원·요양원 내에서 일어나는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려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연구팀은 "독일 양로원이나 네덜란드 요양원 등의 사례를 보면 바이러스가 에어로졸(미세한 침방울)을 타고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환기 시스템을 통해 공기가 실내에서 계속 순환하면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선환자와 의료진은 모두 마스크(밸브가 없는 형태)를 착용하고, 의료진은 특히 고글(보안경)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특히 실내 환기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내 이산화탄소(CO2) 농도를 측정,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지속해서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실내에 바이러스가 떠다닐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엔 헤파 필터가 필요

지난 12일 하루에만 무려 5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동구 한 요양병원. 송봉근 기자

지난 12일 하루에만 무려 5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동구 한 요양병원. 송봉근 기자

다음으로는 가습기를 가동해 실내 상대 습도(RH)를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사람의 호흡기 점막이 감염에 가장 잘 저항하는 습도가 상대습도 50% 안팎이고, 코로나바이러스는 상대습도 50% 수준에서 생존 시간이 가장 짧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습도가 유지되면 감염자가 배출하는 에어로졸이 건조되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습도가 낮을 경우 확진자가 배출한 에어로졸이 빠르게 말라 침방울이 가벼워져 멀리 퍼지고, 바이러스가 오래 공기 중에 남아 공기 전파로 이어지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연구팀은 환기를 확대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이동식(휴대용)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공기 청정기 중에서도 헤파(HEPA, 고효율 미립자 흡수) 필터가 들어있는 청정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무기 사용과 자외선 소독 자제해야

환자와 직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코호트 조치가 내려진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지난 6일 관계자들이 의료폐기물 등을 처리하고 있다. 뉴스1

환자와 직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돼 코호트 조치가 내려진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지난 6일 관계자들이 의료폐기물 등을 처리하고 있다. 뉴스1

이와 함께 호흡기 환자의 경우 분무기(네블라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피하고, 대신 정량 흡입기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이밖에 너무 잦은 자외선 소독도 피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자외선 소독으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는 있지만, 실내 오존 농도를 증가시켜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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