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 활짝 핀 400세 꽃살문

중앙선데이

입력 2020.12.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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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호 17면

WIDE SHOT

와이드샷 12/19

와이드샷 12/19

한겨울 아침 붉은 햇살을 받은 꽃살문이 연지(蓮池)가 되고, 모란꽃 만발한 꽃밭이 됐다. 길게 드리워진 석등 그림자는 합장한 스님이 되어 꽃살문과 어우러진다. 극락 세상이 이런 모습일까? 경북 영주 소백산 아래 자리 잡은 성혈사 나한전(보물832호) 꽃살문이다. 여섯 쪽 문짝 중 가운데 두 칸 ‘연지수금 꽃살문’에는 용과 두루미 등 동물과 함께 연잎 배를 탄 동자가 연꽃 봉우리를 노 삼아 뱃놀이를 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통 판자에 생동감 넘치는 모란을 새겨 넣은 맨 오른쪽 ‘모란 꽃살문’은 대칭 정형을 벗어난 파격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최선주 학예연구실장은 “성혈사 꽃살문은 전북 부안 내소사 꽃살문과 함께 최고의 사찰 꽃살문 중 하나”라며, “400여 년의 세월에 채색은 바랬지만, 이름 모를 장인의 불심과 예술적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글=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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