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독감 동시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동시 치료에 국내 중견 바이오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블젠(대표 김태현)은 성균관대 이석찬 교수, 한림대 김원근 교수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치료 물질 ‘3D8scFV’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엔 발표된 치료 물질은 바이러스의 핵산을 직접 가수분해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미니 항체(mini-antibody)다.

중견 바이오 기업 노블젠 ‘3D8 scFV’ 공개 #성대·한림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 개발 #바이러스 핵산 직접 가수분해하는 미니 항체 #변종 바이러스, 치료제 내성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 #

노블젠 치료 물질 3D8scFv의 3가지 특징

‘3D8scFv’는 식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서 이를 발견했으며, 일반 항체 크기의 6분의 1 수준인 미니 항체(single-chain variable fragment, scFv)로 작지만 항체와 동일한 항원 인지 능력을 가지며 단백질이 아닌 바이러스의 핵산(DNA·RNA)을 표적으로 한다. 주요 특징은 ▶바이러스 핵산 가수분해 능력 ▶세포막 투과 능력 ▶장 및 폐 상피세포 투과 능력이다.

3D8scFv는 바이러스의 핵산(DNA·RNA)을 가수분해하며, 바이러스의 종류와 핵산의 염기서열과 상관없이 작용한다. 3D8scFv의 핵산 가수분해 활성은 유전형에 상관없이 효과가 유지돼 염기서열이 변이된 변종 바이러스나 치료제 내성 바이러스, 신종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장벽은 세포막 투과 능력 여부다. 현재 많은 치료제가 첨가제나 보조제를 이용해 이를 해결하고 있지만3D8scFv는 별도의 보조 물질(Drug delivery system, DDS) 없이도 세포 표면의 단백질과 결합해 자연스럽게 세포 내로 침투할 수 있다. 대신 세포막을 통과한 3D8scFv는 조직 내 세포까지 도달할 수 있으나, 세포의 핵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공동 개발에 참여한 이석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미니 항체는 장 및 폐의 상피세포로 잘 들어가는 특성이 있어 다양한 투여 경로의 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org)’에 지난달 15일 발표됐다.

특히 노블젠은 치료물질이 코로나19(SARS-CoV-2) 바이러스와 다른 두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hCoV-OC43, PEDV)에 대한 광범위한 치료·예방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0 마이크로몰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복제를 약 90% 수준으로 억제했고 바이러스 생성도 10배 넘게 저하했다고 전했다. 노블젠은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을 끝낼 계획이다. 김태현 대표는 “3D8scFv는 신종바이러스의 출현, 변종바이러스, 치료제 내성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이 가능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대표는 “3D8 scFv는 신종바이러스의 출현, 변종바이러스, 치료제 내성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블젠은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신약 개발 기업으로 2001년 설립됐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를 지낸 홍승서 박사와 셀트리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김용직 박사가 합류해 기술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바이러스치료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바이오로직스 매뉴팩처링 2020’에서 ‘코리아 바이오프로세싱 엑설런스 어워즈(Korea Bioprocessing Excellence Awards)’를 수상했다. 코리아 바이오프로세싱 엑설런스 어워즈’는 바이오프로세싱 및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의 우수한 전문가·기관·기술에 주어진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