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개편'에 한전 주식 떴다···이틀간 시총 3조 불어나

중앙일보

입력 2020.12.18 17:22

업데이트 2020.12.18 18:02

정부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 발표 후 한국전력 주가가 연일 급등세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8.85% 오른 2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일(2만8500원) 이후 1년 만의 최고치다. 전날(10.17%)에 이어 이틀간 19.9% 올랐다. 장중 한때 3만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뉴스1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뉴스1

외국인이 63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한전 소액주주인 A씨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주가가 내리막을 타는 바람에 팔지도 못하고 3년을 버텼다"며 "평단(평균 취득단가)은 4만원대지만, 모처럼 주가가 많이 올라 기쁘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1조3000억원…전체 시장 1위

한전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15조1504억원에서 18조1676억원으로 이틀 새 3조원가량 불어났고, 이 기간 코스피 시총 순위도 24위에서 18위로 뛰어올랐다. 거래량도 폭발했다. 이날 한전의 거래량은 4551만여 주로, 개편안 발표 전인 지난 16일(444만주)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늘어났다. 거래대금은 1조2975억원이 넘어, 삼성전자(1조2750억원)를 누르고 전체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전기요금 개편 방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기요금 개편 방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가 상승 요인은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에 따른 실적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 17일 연료비 연동제를 주요 내용으로 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확정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화력발전 연료로 쓰는 석유·가스·석탄 가격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전기 생산 때 쓰이는 유가가 내려가면 전기요금도 내리고, 반대로 유가가 오르면 요금을 올린다. 기후·환경 관련 비용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고지하기로 했다. 시행 시기는 내년 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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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목표 주가 4만원 전후로 올려 

증권가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한전 주가가 재평가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간 주가 상승의 방해 요인으로 지목되던 연료 가격 변동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편안은) 총괄원가 제도와 적정투자보수 기반으로 실적과 배당 안정성이 확보되는 역사적인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연료비 따른 전기요금 부과 방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료비 따른 전기요금 부과 방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증권사들은 한전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올려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목표가를 종전 3만2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3만9000원, 3만8000원으로 올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개편안 적용으로 중장기 안정적 실적이 전망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진 (올해 하반기 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는 등)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하나, 하반기로 갈수록 최근 원가 상승을 반영해 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주가가 너무 싸다는 분석도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5배로, 글로벌 유틸리티(전기·가스 등) 업체 평균 PBR인 1.5배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했다.

반면 신중한 의견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유가 급상승 등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가 요금 조정을 유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놨다"며 "이 경우 재무 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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