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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Collection] 도시적 폐허에 대한 작가의 양면적 시선 …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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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내년 1월 17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멕시코 칸쿤에서 촬영한 ‘The Cities of Gold and Mirrors’ 영상 스틸. [사진 에르메스 재단]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내년 1월 17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멕시코 칸쿤에서 촬영한 ‘The Cities of Gold and Mirrors’ 영상 스틸. [사진 에르메스 재단]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지난달 27일 시작한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시프리앙 가이야르(Cyprien Gaillard , 1980년생, 작은 사진)의 개인전을 내년 1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에르메스 재단

베를린을 기반으로 필름과 비디오, 사진과 조각, 라이브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다뤄온 작가는 문명과 자연, 숭고와 하위문화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엔트로피에 주목해왔다. 그는 역사와 지리를 관통하는 방대한 시공간의 탐험을 통해 동시대성에 대한 통찰을 제안함으로써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아티스트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내년 1월 17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작가인 시프리앙 가이야르. [사진 Albrecht Fuchs, 에르메스 재단]

‘시프리앙 가이야르 개인전’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내년 1월 17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작가인 시프리앙 가이야르. [사진 Albrecht Fuchs, 에르메스 재단]

그는 전 세계를 탐험하며 작업한다. 과거 문명의 유적과 그 위에 덧붙여져 현대적 유물이 돼가는 모더니스트 건축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소비하는 사람들로 이뤄진 현대 도시에 주목해왔다. 그는 이질적 요소들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풍경을 포괄적으로 ‘도시적 폐허’로 간주하며, 그 원인인 시간의 침식과 문화적 식민주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야기하는 자본주의와 인간의 치기 어린 야만성 등을 폭로한다.

그러나 도시적 폐허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양면적이다. 19세기 낭만주의에서 드러난 폐허에 대한 매혹과 본인이 청소년기에 탐닉했던 하위문화를 드러냄으로써 현대적 삶의 복합성을 제시한다.

전시는 올해 초 역병의 대재앙으로 국경이 봉쇄되기 직전 LA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폴라로이드 신작 사진 23점과 조각 오브제인 신작 벤치 2점, 작가의 작품세계의 근간인 초기 필름·비디오 2점으로 구성됐다.

LA 도시 전역의 주류상점과 식물군을 이중노출로 중첩시킨 폴라로이드 작업은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모티프들로 폐허와 자연의 범람을 상징한다. 멕시코 칸쿤에서 촬영한 ‘The Cities of Gold and Mirrors’(2009)와 짧지만 치명적인 영상 ‘The Lake Arches’(2007)에서 문명과 현실에 대한 작가의 단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The Marcel Duchamp Prize’(2010)와 ‘Prize of National Gallery for Young Artists,   Hamburger Bahnhof, Berlin’(2011) 등을 수상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승수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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