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2개월 정직 징계가 내려진 뒤 야권의 공세가 한층 거세졌다. '괴물' '망나니'와 같은 발언이 이어졌고, 일각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조두순에 빗대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집권세력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로 변질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나면 법치와 민주적 절차를 철저히 무시하는 특유의 일탈된 집단사고를 통해 법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국정농단을 넘는 국정파괴를 당장 중단하라”면서다.
그는 “현재 정치 상황을 보면 6ㆍ25 전쟁 이후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비상식과 야만의 정치 아닌 집권당으로서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을 망나니로 칭했다. “윤 총장 징계위원회 다섯분, 권력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해내 '경자오적(庚子五賊)'으로 두고두고 가문의 명예로 이름을 남기게 된 것 축하드린다”며 입을 뗀 그는 이어 “추 장관도 축하드린다. 망나니 역할을 아주 충실하게 잘 수행하셨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드린다. 거룩하게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윤 총장을 잘 제압했다”며 조롱 섞인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사의 표명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를 올린 추 장관을 최근 출소한 조두순에 비교하기도 했다. 박민식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육사ㆍ정호승 시인의 시를 백날 되뇌어도 이분들은 당신(추 장관) 편이 전혀 아니다”며 “법치주의를 산산조각 죽여놓고, 그 시체를 짓밟고 코스프레질하는 게 마치 조두순이 어린왕자 책을 읽는 척하는 딱 그런 장면이다. 국민 단체 구토를 유발할 작정이 아니라면 당장 집어치우라”고 적었다.
"文 임대주택 방문, 기획된 거짓"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과 관련한 비판도 계속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화성시 동탄2신도시 행복주택 방문을 앞두고 인테리어비용으로 4290만원을 쓰는 등 총 4억500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고 전날 주장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방문 사진을 위해 거의 10년 치 임대료를 쏟아부어 수리한 집을 현재 상황이라며 내보인 건 국민을 속이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낸 ‘기획된 거짓’”이라며 “임대주택의 현황을 조작해 정책실패를 숨기고 책임을 피하겠다는 것이 그 본질인 만큼 매우 치밀하게 설계된 거짓말이며, 이 정부 도덕성의 수준을 폭로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겨냥했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의 4억5000만원짜리 쇼에 국민이 분개하고 있다”며 “대통령님, 탁현민 PD의 연출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하자는 대로 다 하지 말고 조금 챙겨보고 하기를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