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내 취향 찾아준다···아마존도 반한 韓 AI 솔루션

중앙일보

입력 2020.12.17 06:00

업데이트 2020.12.18 13:32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보유했다."

[인터뷰] 강상원 마이셀럽스 대표

글로벌 클라우드 강자 아마존(AWS)이 지난해 한국 AI 기업 마이셀럽스에 대해 내린 평가다. 마이셀럽스를 한국 첫 'AWS 글로벌 베스트 케이스'로 선정하면서다. '돈 되는 떡잎' 마이셀럽스는 국내서도 이미 실용적인 AI 기술 기업으로 IT 업계에서 유명했다. 이 회사의 AI 검색 기술은 웹툰·웹소설·영상·여행·숙소·맛집·뷰티 등 국내외 30여 개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대표적이다. 7만여 개의 작품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과정에 마이셀럽스 기술이 쓰인다. 카카오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셀럽스 솔루션 도입 후 독자들이 더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소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존 검색 방법 외에 AI검색을 통해 1억 3000만건 이상의 검색이 이뤄진 결과다.

아마존도 카카오도 인정한 스타트업 마이셀럽스의 강상원(36) 대표를 지난 9일 만났다. 강 대표는 지난 3월부터 마이셀럽스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강상원 마이셀럽스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강남N타워 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마이셀럽스는 AI기술 기업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 등을 추천해 주는 검색 솔루션 업체이다. 김상선 기자

강상원 마이셀럽스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강남N타워 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마이셀럽스는 AI기술 기업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 등을 추천해 주는 검색 솔루션 업체이다. 김상선 기자

대중적으로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어떤 사업을 하나.  
"AI 기업이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론 '취향 중심 회사'라 부른다. 데이터로 대중의 취향을 분석해 큐레이션(curation·추천)하고, 사용자 본인도 몰랐던 취향을 탐색해 주는 기술을 가진 회사로 보면 된다. AI 신기술 창조보단, 입증된 기술들을 잘 버무려서 기존 산업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마이셀럽스는 올해 KDB산업은행 투자 유치 중 기업가치를 175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누적투자는 약 350억원.)

국내외 어떤 기업들이 마이솔루션 기술을 도입했나.
"카카오·클로바·야놀자·신세계면세점 등 국내 기업과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호텔스컴바인 등 30여 개 기업이 우리 고객이다. 올해는 미국에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영화 추천앱 '마이무비'를 선보였다. 또 올해 안에 뷰티기업 세포라와 전 세계 30개국에 AI 뷰티 어시스턴트 '글램아이(Glamai)를 출시한다."
카카오처럼 독자 AI 기술을 가진 기업도 마이셀럽스 기술을 쓰는데, 왜 그런가.
"한마디로 효율성이 높다. 새로 기술개발을 할 필요 없이 운영 중인 기존 서비스에 우리 솔루션을 붙이기가 쉽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이미 하고 있는 음성 검색 서비스에 마이셀럽스의 AI 솔루션(MATS)를 결합하면 검색·추천이 고도화된다. 음성 검색을 위해 기존 데이터에 해시태그(#)를 달고 큐레이션을 하려면, 많게는 수백명의 인력이 필요할텐데 우리 솔루션을 쓰면 그럴 필요가 없다. 데이터 수집부터 분류·추천까지 다 자동화로 처리된다. 소수의 모니터링 인력만 있으면 된다."
유튜브 같은 AI 추천 알고리즘과는 다른가.
"대부분 추천 알고리즘은 인기 콘텐트를 추천하거나, 로그인 후 누적된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해 추천한다. 결과적으로 다수가 좋아하는 인기 콘텐트만 추천되거나, 비슷한 것만 계속 보게 되는 편향성이 생긴다. 반면 우리는 사람들의 글·사진·말 등 일상에서 '라이프 로그'를 추출해 정황과 감정 등이 반영된 말뭉치 '키토크(key talk)'를 만들어 낸다. 사용자가 이를 활용해 스스로 선택하고 추천을 받는다." 
마이셀럽스가 '키토크'를 활용하는 방식 예시. 마이셀럽스

마이셀럽스가 '키토크'를 활용하는 방식 예시. 마이셀럽스

키토크가 뭔가, 검색 키워드와 다른가.
"키토크는 지금 검색 '키워드'를 대신하는 차세대 검색 단위다. 웹툰 『이태원클래스』의 경우, 사람들이 '드라마화하고 싶다', '실망시키지 않는다' 같은 포스팅과 댓글·사진을 인터넷에 올린다. 우리는 이런 대중의 다양한 반응을 자연어처리(NLP) 알고리즘으로 수집·분석해 수천 개의 취향 기반 말뭉치(키토크)를 만들어낸다. 키토크는 실시간으로 수집돼 업데이트되고 검색 정확도를 높여준다. 예컨대 숙소를 찾을 때 '강원도 숙소 추천'이란 검색 대신 사용자가 '사진찍기 좋고', '깨끗하고', '주인이 친절하고', '근처에 맛집이 있는'이라는 키토크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숙소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강 대표는 키토크가 향후 음성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봤다. 뷰티 분야에서 테스트해 본 결과 현재 '시리' 같은 음성인식 엔진에 키토크 기반의 AI 솔루션을 추가할 경우 30~50% 수준이던 음성 인식률이 98~99%까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도 마이셀럽스의 이런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강상원 마이셀럽스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강남N타워 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마이셀럽스는 AI기술 기업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 등을 추천해 주는 검색 솔루션 업체이다. 김상선 기자

강상원 마이셀럽스 대표가 9일 서울 강남구 강남N타워 빌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마이셀럽스는 AI기술 기업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 등을 추천해 주는 검색 솔루션 업체이다. 김상선 기자

'개취'(개인 취향), '취존'(취향 존중) 같은 신조어도 있듯, 취향은 다양하고 자주 바뀐다.
"그래서 키토크 검색이 더 경쟁력있다. 키워드 검색에선 제한된 결과를 소비자에게 정답인 것처럼 족집게 식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키토크 검색은 결정 과정에 사용자를 참여시키고, 다른 사람들은 뭘 좋아하는지 보여준다. 최신 트렌드가 즉각 반영되고, 기존 검색으론 누락되던 결과물도 보여준다. 여행지 검색에서 '별이 쏟아지는'이란 키토크를 넣으면 핀란드의 로바니에미(산타 마을) 같은 도시를 제안하는 식이다. 기존 검색·추천으론 드러나지 않던 다양한 발견이 가능해진다."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을 어떻게 정확히 파악할 수 있나.  
"올해 미국서 선보인 영화추천 앱 '마이무비'는 사용자가 직접 추천 기준별로 가중치를 설정할 수 있다. 작품성엔 높은 가중치를, 연기력엔 낮은 가중치를 설정한 후 키토크 검색을 통해 사용자가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스스로 찾아가는 식이다. 뷰티앱 '글램아이'에선 '모공이 큰 사람을 위한', '아침에 준비하기 좋은' 같은 설정을 통해 7500만개 이상의 개인화된 추천이 가능하다."
마이셀럽스의 데이터 수집과 AI전환 솔루션(MATS)를 통해 기존 서비스에 적용되는 방식.

마이셀럽스의 데이터 수집과 AI전환 솔루션(MATS)를 통해 기존 서비스에 적용되는 방식.

사용자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하나.
"음식·숙박·뷰티 등 영역별로 빅데이터 시장 상황이 다르다. 공개된 데이터와 구매할 수 있는 데이터들이 많이 있고, 제휴사와 데이터를 공유하기도 한다. 라이프 로그는 개인정보와는 무관하고 사용자가 언급한 키워드만 조각내데이터로 수집하기에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는 없다. 데이터가 전혀 없는 분야라도 3개월이면 키토크 검색을 위한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마이셀럽스의 다음 목표는 뭔가.
"우리는 기업들이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AI 기술을 제공한다. 그간 '너희가 무슨 AI 기술 기업이냐'고 낮춰보는 시선도 있었다. 더 정교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이기는 싸움법은 기존 기술을 잘 응용하는 것이다. 작년 아마존닷컴의 임원(수석 부사장)이 직접 창업자(도준웅 전 CJ그룹 최고 디지털 책임자)에게 개인 연락처를 주며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아마존과 마이셀럽스 AI 솔루션 공동판매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 서비스자동화가 완료되어 여행·뷰티·OTT에 이어 도서·패션·와인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의 확장이 진행중인 만큼, 비게임 분야에서 한국 최초의 월드 클래스 스타트업이 되고자 한다."
마이셀럽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마이셀럽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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