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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이어 재벌가 프로포폴 변호한 이용구, 차관 내정 날 사임

중앙일보

입력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공정경제 3법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공정경제 3법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내정된 이용구(56ㆍ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차관이 채승석 전 애경 개발 대표이사의 변호를 맡아 오다 내정 당일 사임계를 냈다. 채 전 대표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등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항소심 재판 중인데 선고만 앞둔 상황이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최한돈)는 채 전 대표의 2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 차관은 채 전 대표의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 9월 말 법원에 변호인 선임계를 냈다. 그간의 재판 기록을 보면 이 차관은 지난 11월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그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도 참석했다고 나온다. 이후 이 차관은 내정 당일인 2일 해당 재판부에 변호인 의견서를 내고 변호인 사임서도 제출했다. 차관 임기는 3일부터 시작했다.

이 차관은 내정 당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를 맡기도 해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당초 이달 4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를 앞두고 당연직 위원인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 사임했다. 후임 차관이자 징계위원이 될 자리에 이 차관이 내정되자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원전 수사가 윤 총장의 징계 청구 배경으로도 거론되는 마당에 원전 수사 핵심 피의자의 변호인을 차관으로 내정했다는 비판이었다. 이 차관은 이런 논란에 대해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항소심 선고가 예정된 채 전 대표는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에서 검찰은 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는데, 결심 공판에서 구형 이유가 입길에 올랐다.

당시 공판 검사는 “더는 (프로포폴이) 유흥업소 여직원이 피부 미용을 하며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재벌 남성도 중독될 수 있다는 오남용 위험을 알린 점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내용 그 자체로도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나지만, 양형 고려 사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심에서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채 전 대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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