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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9명? ‘약점’만 보인다" 서울시장 판 키우자는 국민의힘

중앙일보

입력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6일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6일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버스터 정국이 마무리되며 정치권의 무게추가 내년 4월 보궐선거로 기울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22~24일 인사청문회를 대여투쟁의 장으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지만, 물밑에선 “서울시장 필승카드는 어떤 후보냐”는 게 최대 관심사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면 다음 대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여론전조차 무의미하다”(재선 의원)는 판단 때문이다.

16일 현재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는 5명이다.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종구·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다. 여기에 나경원 전 의원과 윤희숙 의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와 당 바깥 인사인 금태섭 전 의원 등도 범야권 후보군로 거론된다. 모두 합쳐 9명으로, 1명(우상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2명(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 박주민 의원)이 출마를 검토하는 민주당과 비교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내부에선 “마땅한 후보가 없다”(초선 의원)는 소리가 나온다.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가 유력한 후보군의 약점을 거론하는 식의 설왕설래가 오간다는 의미다. 몇몇 현역 의원 사이에선 “A후보는 뉴페이스가 아니라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B후보는 인지도가 부족하다” “C후보는 지역 기반이 본선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등의 말이 나온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 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같은 해 9월에 출국하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1월 귀국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 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같은 해 9월에 출국하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1월 귀국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외부 인사 추가영입도 거론되는데, 먼저 언급되는 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설득하기 위해 안철수 대표를 직접 접촉하자는 의견도 몇몇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재선 의원)는 설명이다.

안 대표 본인은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를 못 박았지만, 주변에서는 여전히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다. 안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할 생각이 여전히 없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그렇지만 최근 당 내외에서 출마 요구가 더 심해지고, 원로들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 이 모든 것을 완전하게 닫아놓고 정치할 필요는 없다고 (안 대표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마가 현실화하더라도 안 대표는 제3지대 간판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 자당 후보로 출마를 원하는 국민의힘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오종택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오종택 기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국민의힘의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경선판에 총동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각 후보 입장에서도 어차피 다음 대선도 낙관하기 어렵다”(중진 의원)는 이유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현재 서울시장 출마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고, 오 전 시장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국가 경영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부정적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경선판을 더 키워야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기성 후보들에 더해 참신하고 다양한 후보들까지 경쟁하도록 최대한 경선판을 넓히자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라며 “김 위원장이 다양한 후보군을 계속 접촉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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