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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의 중앙지검 부부장검사들 “징계 중대한 흠결, 검찰 독립성 훼손”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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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초유의 정직 처분에 검찰이 들끓고 있다. 검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직격탄을 날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들끓는 검찰 “결국 답정너였다”

사법연수원 35기인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들은 16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성명서에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그 징계 사유가 부당한 것은 물론이고 징계위 구성부터 의결에 이르기까지 징계 절차 전반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국 대통령이 강조한 ‘절차적 공정’은 형해화했다”며 “이런 징계는 검찰총장 임기제를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므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목 수원지검 검사도 이날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께서 들어주실 생각이 없으신 듯해 검찰을 포함한 국가공무원의 최고 인사권자이자 국가행정권의 최고 책임자께 여쭙고 간청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이와 같은 절차와 사유로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것이 약속하셨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일환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번 사례가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건 아닌지 숙고해 주시길 간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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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도 “그렇게 ‘공정’을 이야기하더니 결국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였다”고 처분을 비판했다. 그는 “(앞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에서) 감찰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 등이 부적정하다’고 의결한 것은 그분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기 때문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한 제가 어리석었다”고 덧붙였다.

강광우·나운채·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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