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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베를린 소녀상 영구 설치 가능성에 전략 수정…“1년 후 바라볼 것”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가 독일 베를린 소녀상에 대해 설치 기한인 1년 내 철거 대신 1년 후 철거를 목표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뜻을 시사했다. 당장 철거를 위해 움직였다가 오히려 국제 여론에서 역풍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베를린 미테구 모아비트 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연합뉴스]

베를린 미테구 모아비트 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연합뉴스]

16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자민당 외교부회 소속 의원 등과 만남을 갖고 이 같은 방침을 설명했다. 외무성 담당자는 자민당 모임에서 "1년 후 철거를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해 노력한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1년 기한 설치된 소녀상 영구설치 가능성 #日, 당장 철거 요구하던 기세에서 1년 후로 목표 수정 #철거 반대 여론 등 역풍 우려한 듯

외무성의 ‘1년 후’라는 목표 기한은 소녀상 철거를 위해 섣불리 나섰다가 불리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녀상은 지난 9월 28일 1년 기한으로 미테구의 허가를 받고 제막했지만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난 7일 철거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 및 교민 사회가 연대 집회를 이어가면서 여론이 철거 반대로 쏠렸다. 미테구 의회는 지난 1일 오히려 영구 설치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일본은 1년간 지자체를 앞세운 압박전략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향후 지자체간 대일(對日) 사업에 어려움을 경고하는 방식으로 미테구에 철거를 설득해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모임에서 외무성 측은 '어떤 수단으로 실현할 것인가'라는 참석 의원의 질문에 "설치를 지지한 구의회 의원들과도 협의할 수 있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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