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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거 익스프레스로 알프스 정상까지 더 빠르게

중앙선데이

입력

1912년 개통하며 알프스 산악관광의 새 지평을 연 융프라우철도가 융프라우요흐(해발 3454m)까지 도착 시각을 47분(편도 기준) 줄인 초대형 곤돌라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 운행을 지난 5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융프라우철도가 3년 넘게 추진해온 아이거 익스프레스 프로젝트가 마무리됐다.

아이거 북벽 지나는 26인승 최첨단 친환경 곤돌라 #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까지 편도 47분 단축 #캐빈 통유리창에 열선 내장해 시야 차단 우려 없애 #시속 100km 강풍 속에도 운행 가능해 언제든 탑승 # #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융프라우 지역의 대표적인 산악마을에 지은 그린델발트 터미널(해발 943m)을 기점으로 아이거글레처역(해발 2320m)을 잇는 곤돌라 시스템이다.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융프라우 지역의 대표적인 산악마을에 지은 그린델발트 터미널(해발 943m)을 기점으로 아이거글레처역(해발 2320m)을 잇는 곤돌라 시스템이다.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융프라우 지역의 대표적인 산악마을에 지은 그린델발트 터미널(해발 943m)을 기점으로 아이거글레처역(해발 2320m)을 잇는 곤돌라 시스템이다. 알프스 3대 북벽 중 가장 악명 높은 아이거 북벽을 정면으로 지난다. 총연장 6.5km의 케이블과 26인승의 초대형 캐빈 44개를 7개의 지주로 지탱하는 최첨단 친환경 공법으로 만들었다. 스위스연방의회 발터 투른헤어 의장은 “스위스의 산악철도는 국민 모두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뤄낸 유산이며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거기에 지속가능한 철학과 섬세함을 더해 스위스인의 이상과 비전을 실현시킨 걸작”이라고 말했다.

아이거 익스프레스의 자랑거리는 취리히·베른 등 스위스 주요 도시에서 유럽 최장의 알레취 빙하(세계자연유산)를 볼 수 있는 융프라우요흐로의 이동시간을 47분 단축시킨 것이다. 베른을 기준으로 국제 관광객 유치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체르마트의 고르너그라트와 이동시간을 비교하면 이전엔 19분 더 걸리던 게 이젠 28분이나 줄어들었다. 그뿐만 아니다. 그룬트에 지은 새 곤돌라역(그린델발트 터미널)이 융프라우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등장했다. 곤돌라 탑승장에는 초대형 주차장(1000대)과 린트 초콜릿, COOP마켓, 키르히호퍼 시계점 등 스위스 브랜드 제품, 인터스포츠(스포츠 용품과 스키 렌털샵 등) 쇼핑몰에 철도역(베르너오버란트철도)까지 들어있다. 아이거 익스프레스 개통으로 융프라우 산악관광은 출발·도착이 모두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이뤄진다.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단순히 이동시간을 단축한 곤돌라에 그치지 않는다. 융프라우요흐를 오르내리는 동안 아이맥스 스크린 영상처럼 광대하게 펼쳐지는 아이거 북벽의 위용을 의자에 편안히 앉아 감상할 수 있어 융프라우 산악관광의 차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창 등반 중인 클라이머도 어렵지 않게 맨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지난다. 캐빈의 통유리창에는 열선을 내장해 눈 성애 때문에 생기는 시야 차단 우려도 없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어지간한 강풍에도 운행을 멈추지 않는 안전성이다. 곤돌라는 케이블 두 개(트라이케이블 시스템)로 유지돼 시속 100km 강풍 속에도 운행할 수 있다. 덕분에 운행 중단에 따른 관광 실패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아이거 익스프레스 개통으로 융프라우 산악관광은 출발·도착 모두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이뤄진다.

아이거 익스프레스 개통으로 융프라우 산악관광은 출발·도착 모두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이뤄진다.

아이거 익스프레스 곤돌라 규모도 압도적이다. 국내 최장인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와 비교하면 길이(6.5km)는 2.7km 더 길고, 탑승 인원(26명)은 발왕산 케이블카(8명)의 3.25배 수준이다. 산정과 평지역 간 고저 차는 1377m로 발왕산 케이블카(688m)의 두 배 수준이다. 그런데도 발왕산 케이블카(18분 소요)보다 3분 덜 걸린다. 융프라우철도 우르스 케슬러 사장은 “융프라우철도는 지상 최고의 산악관광 수단이라 자임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는 모험을 선택했다”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미래 포석인 아이거 익스프레스가 팬데믹 이후 전개될 새로운 관광환경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한국 여행객에게 적용되는 할인쿠폰 요금으로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유럽의 정상-융프라우요흐 여행 때 왕복 94분 단축된다. 기존 톱니바퀴 산악열차에 빠르고 안락한 곤돌라까지 이용할 수 있어 산악 여행자라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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