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집안에 트리를 설치하는 등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홈인테리어 사진이 넘쳐난다. 지난해까지 SNS에 올라온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은 주로 거리나 호텔·백화점 등에 설치한 화려한 대형 트리가 많았지만, 올해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코로나19로 외부에 설치된 트리나 장식을 즐기는 대신, 집안에 직접 트리를 설치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인테리어 쇼핑 플랫폼 ‘오늘의집’은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오늘의집에 따르면 지난 11월 초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 동기 대비 240%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G마켓 역시 크리스마스트리가 지난해 동기 대비 77% 더 팔렸다(12월 4~10일 기준).
올해 트리 수요가 늘어난 것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외출·모임을 자제하고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아예 집안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뿐 아니라, 20~30대 1인 가구도 마찬가지다. 30대 직장인 김미지씨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식당·카페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을 즐겼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집콕에서 벗어날 수 없어 '소확행(작지만 실현이 확실한 행복)'으로 집안에 작은 트리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슬하에 두 아이를 둔 홍진희씨 역시 "1년 가까이 코로나19에 시달리다 보니 집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다. 기분전환용으로 일부러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를 했는데 침체된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인기 트리와 크리스마스 장식도 달라졌다. 올해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벽트리’가 단연 인기다. 벽에 나뭇가지와 조명·장식 몇 가지로 트리 모양을 만들어 거는 형태로, 벽에 걸기 때문에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또 일반적인 트리처럼 넘어질 염려가 없어 인기가 높다. 오늘의집 측은 “인기가 높을수록 구매 후 리뷰 수가 많은데, 벽트리 인기 제품의 경우 1000~1700개 이상 리뷰가 달린다”고 전했다. 기존의 입식 트리는 좁은 공간에도 놓을 수 있는 ‘미니 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편에선 트리 대신 촛대·오르골·조명 등 작은 소품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G마켓의 김한수 리빙팀장은 “올해는 트리 외에도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조명·소품류의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특히 촛대와 캔들홀더(초 받침대)는 지난해 동기 대비 6.5배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