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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왜 새 게임기 개발 늑장 부릴까···소니·MS 겁안내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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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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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Xbox(엑스박스)·닌텐도 스위치(스위치)

[stealthgaming.ne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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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비디오게임(콘솔 게임)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게임기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일본의 소니, 엑스박스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스위치는 일본의 닌텐도에서 만든다.

플레이스테이션5가 출시된 지난달 일본 도쿄의 모습. [EPA=연합뉴스]

플레이스테이션5가 출시된 지난달 일본 도쿄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11월 콘솔 게임계는 분기점을 맞았다. 소니와 MS가 7년 만에 차세대 게임기를 각각 내놨기 때문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 MS는 엑스박스시리즈X다. 화려한 그래픽, 빠른 처리 속도, 독점 게임 등을 내세운다.

지난 11월 엑스박스 시리즈X가 출시된 일본 도쿄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11월 엑스박스 시리즈X가 출시된 일본 도쿄의 모습. [AFP=연합뉴스]

출시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도 두 게임기 모두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스위치는?

[mynintendonews.com 캡처]

[mynintendonews.com 캡처]

경쟁자들이 앞서는 데 닌텐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차세대 스위치 게임기? 아직 안 나왔다. 물론 닌텐도 역시 2021년이나 2022년에 차세대 게임기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장 차세대기 정보를 흘리거나 해서 홍보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소문만 무성할 뿐, 닌텐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 당장은 지금의 스위치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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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유, 어디서 나올까. 스위치가 2017년에 출시돼 아직 차세대기 발매가 이르다고 보나?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와 달리 스위치는 휴대용 게임기라 타깃 고객이 다르다고 생각할까. 하지만 그보다 더 확실한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중국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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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이다. 10일 보도한 ‘중국은 플레이스테이션ㆍ엑스박스와의 전쟁에서 닌텐도가 가진 비밀 무기’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다.

스위치의 중국 시장 성적을 보면 짐작이 간다. 스위치가 중국 시장에서 공식 출시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그런데 1년 만에 중국에서 팔린 스위치는 공식 시장과 암시장을 합쳐 130만여 대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 MS의 엑스박스원 판매량을 합친 것의 2배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스위치는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경쟁 기기와의 전쟁에서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콘솔 게임기 판매량 예측치. 생애 전체 판매량 기준. [블룸버그 캡처]

중국 내 콘솔 게임기 판매량 예측치. 생애 전체 판매량 기준. [블룸버그 캡처]

블룸버그는 또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콘솔 시장은 2024년 215억 달러로 지난해의 2배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은 수요를 활용하는 것이 닌텐도가 현 스위치 기기의 (판매) 수명을 연장하는 주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박람회에서 관객들이 닌텐도 스위치 부스에서 게임기를 사용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박람회에서 관객들이 닌텐도 스위치 부스에서 게임기를 사용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콘솔 게임 흥행, 오래되지 않았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10년 넘게 콘솔 게임기의 판매를 공식 금지했다. 그렇기에 중국에선 모바일 게임이 독주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다만 콘솔 게임 수요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암암리에 해외에서 사들여 콘솔 게임을 즐기는 중국 게이머가 많았고,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했다.

이런 흐름을 눈여겨본 회사가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텐센트다. 이 회사가 어디인가. 중국 최대 게임 업체다. 닌텐도와 합작해 스위치의 중국 판로(販路)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정부를 설득해 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그뿐만 아니다.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전역에 스위치를 적극적으로 유통했다. 자체 스튜디오를 활용해 스위치의 중국 내 디지털 스토어의 흥행을 이끌었으며, 자신들이 가진 위챗에서 스위치 소프트웨어를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했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중 하나인 링피트어드벤처. [사진 닌텐도]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중 하나인 링피트어드벤처. [사진 닌텐도]

이를 바탕으로 링피트어드벤처,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등과 같은 스위치의 대표 게임들이 중국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중국 게임 업계 거물의 손길이 없었다면 스위치의 성공은 이뤄질 수 없었다. 지난 11월 11일 광군제에도 텐센트는 스위치 할인행사를 대규모로 벌였다. 모바일 게임으로 큰 텐센트가 경쟁 업계(?)인 콘솔의 흥행을 이끄는 셈이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중 하나인 링피트어드벤처 관련 소프트웨어를 파는 중국 타오바오의 모습. [중국 후슈왕 캡처]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중 하나인 링피트어드벤처 관련 소프트웨어를 파는 중국 타오바오의 모습. [중국 후슈왕 캡처]

텐센트도 바보가 아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꿍꿍이속이 있다. 닌텐도가 가진 캐릭터 브랜드를 활용해 자사 게임의 흥행을 모색한다. 닌텐도의 포켓몬 브랜드를 활용해 스위치와 모바일용 게임을 만들고 있다. 야스다 히데키 에이스 연구소 애널리스트는 “MS와 소니와 달리 닌텐도는 게임 캐릭터와 게임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에서 잘 알려져 중국 시장 흥행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박람회에서 관객들이 닌텐도 스위치 부스에서 게임기를 사용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박람회에서 관객들이 닌텐도 스위치 부스에서 게임기를 사용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커지는 글로벌 콘솔 시장이 더 큰 목적이다. 게임 시장의 영역 파괴가 올 것이라 보고, 콘솔 시장도 자신들이 공략할 곳으로 본 거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닌텐도를 파트너로 삼은 것뿐이다. 텐센트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비디오 게임 사업을 통해 닌텐도가 가진 (콘솔 게임과 관련한) 고급 노하우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업체 미호요가 만든 게임 원신. 콘솔과 모바일, PC로 모두 출시했다.[원신 유튜브 캡처]

중국 게임업체 미호요가 만든 게임 원신. 콘솔과 모바일, PC로 모두 출시했다.[원신 유튜브 캡처]

안 그래도 화려한 그래픽, 발전된 게임성을 앞세워 콘솔 시장에 출사표를 내놓은 중국 게임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위치의 중국 시장 흥행과 텐센트의 적극적 행보, 한국 게임 업계는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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