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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민의당 “김해신공항 발표, 규정 위반” 감사 청구 검토

중앙일보

입력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증위는 이날 "김해신공항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김해신공항안을 백지화했다. 뉴스1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증위는 이날 "김해신공항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김해신공항안을 백지화했다. 뉴스1

국민의당이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검증위)의 “김해신공항 근본적 재검토” 발표 및 검증위 운영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를 검토 중이다. “내부 규정을 어긴 중대한 하자가 드러났다”는 이유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은 15일 “발표 과정과 관련 규정을 분석한 결과 훈령에 따라 제정된 검증위 운영 세칙을 위반한 발표였다”며 “구체적인 사실확인을 위해 회의록 등 제출을 요구했지만 거부하고 있어 공익감사 청구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국무총리 훈령과 운영 세칙은 검증위가 김해신공항 검증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국무총리에게 제출”도록 규정하고 있다. 발표문 확정 전 전체 위원회(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검증위는 9월 25일 마지막 전체위원회를 개최했을 뿐 ‘근본적 재검토’의 주요 근거가 된 법제처의 유권 해석이 나온 지난달 10일 이후 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12일 위원장과 분과위원장 4인이 참석하는 총괄 분과위원회만 연 뒤 17일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왼쪽부터)과 안철수 대표가 지난 9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왼쪽부터)과 안철수 대표가 지난 9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오종택 기자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은 “9월 25일 전체위원회 당시 법제처 해석이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결론을 채택하기로 ‘조건부 의결’ 했으므로 규정에 따라 검증 활동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관련 규정을 검토한 대형로펌 출신 한 변호사는 “회의록 확인이 필요하지만, 9월 25일 회의로 최종 의사결정 권한이 위원장과 각 분과위원장에게 위임됐다고 보기 어렵다. 발표문 확정은 최종적 입장이므로 위원회 의결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를 거치지 않았으면 훈령ㆍ세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해석했다. 이어 “법제처 답변도 법령 해석일 뿐 지자체와의 협의가 ‘선행’돼야만 한다거나, 김해신공항 계획이 법을 위반했단 내용은 없어 입맛에 맞게 곡해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의 감사 청구는 감사원이 검증 과정을 들여다보는 명분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 의원들 간 입장 차로 별 대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TK 출신 주호영 원내대표가 감사 청구를 언급했지만, PK 의원들은 가덕신공항 추진 특별법까지 냈다. 감사 청구와 같은 ‘액션’이 당내 혼란의 뇌관이 될까 쉽게 움직이기 힘든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시동을 건 것이다.

정치권은 감사 청구가 이뤄지면 최재형 감사원장이 이끄는 감사원이 신공항 문제를 들여다보고, 검찰이 탈원전 문제를 수사하는 상황이 돼 이후 정국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원장은 월성1호기 감사 등을 두고 여권과 마찰을 빚었다. 최 원장에 대한 여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야당이 “제2의 윤석열”이라며 감싸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검증위의 훈령ㆍ세칙 위반 의혹은 이해관계가 첨예한 국가적 현안 결정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음을 의미하는 만큼 철저한 검증과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국미의당 의원이 10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규 국미의당 의원이 10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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