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래를 선도하는 제주] ‘환경의 보물섬’ 난개발 마침표 찍고 청정 자연 지키기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지난 10월 25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에서 원희룡 지사가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지난 10월 25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에서 원희룡 지사가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제주도와 관련된 뉴스와 기사에 종종 이런 댓글이 달린다.

원희룡 지사 ‘청정제주 송악선언’ #경관의 사유화 방지, 환경보전 강화

‘제주도 땅 외국에 다 팔아먹는다.’

지난 10월 2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이렇게 시작한다.

‘제주의 자연은 모든 국민이 누릴 권리가 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청정과 공존은 제주도민이 선택한 양보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입니다.’

제주도는 2002년 국제자유도시, 2006년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뒤 200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투자이민제 등을 통한 외국인 투자 유치에 집중했다. 이후 외국자본이 대거 유입되었고, 인구와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양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급속한 성장을 수용할 수 있는 상·하수도 등 사회기반시설과 시스템을 미처 갖추지 못함에 따라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이와 함께 난개발에 대한 국민적 우려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원희룡 지사는 2014년 제주도지사로 취임한 직후 강력한 의지로 난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였고, 성장통 치유에도 주력했다.

2015년 1월 투자유치 3원칙(환경보호, 투자 균형, 미래가치 창출)을 발표했고, 부동산 분양 중심이거나 일회성에 그치는 외국자본의 투자 개발은 과감하게 중단시켰다.

2019년 말 기준 외국인의 제주도 내 부동산 보유는 전체 면적의 1.2%(21.8㎢)다. 대부분 대규모 개발사업에 의한 토지 취득으로 외국인 보유분 중 91.2%가 법인 소유다.

그럼에도 과거에 개발 승인을 받고 절차가 진행 중인 일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국민적인 우려가 이어지자 제주도는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통해 난개발에 마침표를 찍고, 청정제주를 지키기 위한 4가지 원칙을 천명했다. 첫째, 송악산과 중문 주상절리 개발 등 자연경관을 해치는 개발은 엄격히 금지해 경관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는 자본의 신뢰도와 사업내용의 충실성을 엄격히 심사할 것.

둘째, 오라관광단지 등 대규모 투자는 제주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개발사업의 기본 전제로 신뢰도와 사업내용의 충실성을 엄격히 심사할 것.

셋째, 동물테마파크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제기된 생태계 교란과 인수공통감염병 우려를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살펴야 할 문제이며, 비자림로 확장은 법정보호종 보호와 환경저감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것.

넷째, 녹지국제병원은 소송에 적극 대응하면서, 헬스케어타운 본래의 목적에 맞는 공공의료, 연구개발단지로 전환해 추진할 것 등이다.

제주는 핵심가치인 청정자연을 훼손하거나 부동산 분야에 치우친 개발사업들에 대해 소송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제주는 환경보전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수단으로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활폐기물과 하수를 배출하고, 대기오염과 교통혼잡을 일으킨 것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버릴 때 처리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종량제봉투와 같은 맥락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제주 환경보전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시행할 권한이 없다. 제주도는 제주도민을 비롯해 전 국민에게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합리적인 안을 제시해 공감대를 넓혀갈 계획이다.

코로나19라는 위험시대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환경의 보물섬’ 제주의 자연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도 제주의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을 지키는 일에 온 힘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