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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확보 1위' 캐나다도 접종 시작…美 승인에 전 세계 '속도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캐나다가 14일(현지시간)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영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다.

화이자 백신 전 국민 접종분 확보 #"초기 물량 확보에 치열한 경쟁" #이스라엘, 싱가포르도 접종 채비 #"네타냐후 19일 먼저 최초 접종 "

화이자 백신 첫 접종 물량 3만회 분은 캐나다 전역의 14개 접종소로 보급됐다. CTV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첫 접종자는 퀘백주 퀘백시의 생앙투안느 장기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89세 할머니 지젤 레베크다.

14일(현지시간) 89세인 지젤 레베크 할머니가 캐나다에서 첫 번째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89세인 지젤 레베크 할머니가 캐나다에서 첫 번째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레베크는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그는 자신이 첫 접종자란 소식을 듣고 "그들은 나를 선택했다. 오, 예스!(oh, yes!)"라며 기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어 30분 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장기 요양시설 종사자인 애니타 퀴댄젠도 백신을 맞았다. 그의 접종 모습은 TV로 생중계됐고, 주변 동료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대단히 고맙고, 신난다"고 소감을 말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성명에서 퀴댄젠을 가리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그는 지치지 않고 일해 왔다"면서 "그동안 우리 주를 보호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고, 오늘도 새로운 방식으로 헌신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14일 캐나다 토론토의 의료 종사자 애니타 퀴댄젠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 캐나다 토론토의 의료 종사자 애니타 퀴댄젠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우선 접종 대상자를 80세 이상의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 의료 종사자 등으로 정하고 있다. 캐나다에선 코로나19 사망자의 약 80%가 장기 요양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주마다 우선 접종자가 조금씩 다르며 온타리오주는 의료진에게 백신을 우선 맞힌다고 NYT는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올 안에 화이자 백신 24만 9000회분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NYT는 인구 약 3770만 명인 캐나다가 구매하기로 합의한 화이자 백신은 최대 7600만회 분이라고 보도했다. 2회 접종인 점을 감안할 때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캐나다는 영국과 바레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지난 9일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금까지 코로나 백신 7종을 구매 계약했다. 물량은 총 4억 1400만회 분에 이른다. 인구 1인당 코로나 백신 확보량(10.9회 분)이 세계 1위다. 내년 3월까지 화이자 백신 400만회 분(200만 명), 모더나 백신 200만회 분(100만 명) 접종이 목표다. 또 내년 9월까지는 전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종류 복수 구매 확정 국가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 종류 복수 구매 확정 국가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지만 대규모 백신 확보에 성공한 캐나다에서도 초기 물량이 목표보다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조기 접종을 놓고 세계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경쟁' 때문이다. 애니타 아난드 캐나다 조달부 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쟁적인 세계 환경을 다루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백신 조기 투약분을 가져오기 위해 강력하게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국이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고 실제 접종에 나서면서 다른 나라들도 잇따라 접종 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14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오는 20일부터 의료진 대상, 23일부터 일반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초 이스라엘은 이달 27일 접종을 시작하려 했지만, 미 당국이 화이자 백신을 사용 승인하면서 일정이 당겨졌다. 백신 부작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의료진 접종 시작 하루 전인 19일에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 9일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 공항에 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는 오는 19일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9일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 공항에 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는 오는 19일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싱가포르도 14일 화이자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리셴룽 총리는 이날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연말에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지지만, 나와 일부 정부 관료들은 의료진과 노인, 취약계층에 이어 조기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면서 "사람들에게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한 국가에는 싱가포르 이외에도 영국·미국·캐나다·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멕시코·쿠웨이트 등이 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UAE)는 14일 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UAE는 아부다비 보건센터 45곳 이상에서 18세 이상 주민 대상 시노팜 백신 무료 접종에 들어갔다. UAE는 지난 9일 시노팜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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