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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여고 수능 타종사고는 교사 실수" …수험생들 집단소송 추진

중앙일보

입력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펜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펜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인 서울 덕원여고에서 4교시 종료종이 2분 빨리 울린 이유는 방송 담당 교사의 조작 실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은 정부와 해당 학교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다.

15일 덕원여고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양천교육청은 전날(14일) 피해 수험생 학부모가 제기한 국민신문고 민원에 답변하며 사고 경위와 학교 측의 입장을 밝혔다.

수능 당일 덕원여고 방송 담당 교사는 자동 타종 시스템에서 4교시 종료시간을 잘못 설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지원청은 "해당 시스템은 숫자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우스로 시간을 설정하는 방식"이라며 "이번 사고는 교사가 시간 설정 과정에서 마우스 휠을 실수로 잘못 건드려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한 수험생이 두 손을 모아 마음을 다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에서 한 수험생이 두 손을 모아 마음을 다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 "덕원여고가 수험생들의 당혹감과 어려움에 대해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해당 교사에 대한 행정처분은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법인 이사회의 협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학교가 사고 경위만 확인했을 뿐 구제책 마련 등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녀가 덕원여고에서 수능 시험을 본 한 학부모는 "이번 주 중 덕원여고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과 민·형사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국회교육위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당국의 사과를 촉구했다. 강 의원은 "교육당국의 고사장 관리와 감독의 대처가 미숙한 탓에 비슷한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의 몫으로 돌아간다"며 "교육부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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