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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코로나 역풍 분다..백신 확보하라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 수송 작전이 13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미시간주 캘러머주의 화이자 백신 공장에 특송 트럭들이 도착하고 있다. [EPA]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 수송 작전이 13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미시간주 캘러머주의 화이자 백신 공장에 특송 트럭들이 도착하고 있다. [EPA]

미국 13일 코로나 백신 보급 시작..한국은 백신확보도 못해 #K방역 불신 높아져..코로나 역풍 맞기전 백신확보 적극 나서야

1.
미국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시작됐습니다.
14일 (미국시간 13일) 미국 전역으로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대작전에 비유됐습니다.

마침 그 시점이..코로나로 인한 미국인 희생자 수가 2차 세계대전 참전 희생자 수(29만1천557명)를 넘어선 때인지라 실감납니다.
백신의 보급이 코로나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변곡점이 될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2.
이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백신이 먼저다’는 백드롭(펼침막) 앞에서 정부의 K방역을 비판했습니다.

김종인은 ‘문재인 정부는 방역실패를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백신확보에 국력을 집중하라’고 공격했습니다.

미국이 대규모 백신공급에 나선 시점이라 정치공세로 정확한 타이밍입니다. 영국은 이미 1주일 전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3.
국내적으로도 타이밍이 적절합니다.

지난주말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K방역을 보는 국민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주변에서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코로나의 포위망이 점점 좁혀져오는듯한 불안감이 역습하고 있습니다.

정부를 믿고 참았던 불편과 불안이 며칠새 불만과 분노로 돌변하는 민감한 시점입니다.

4.
실제로 정부가 백신 확보에 안이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8일 백신 구매계획을 발표하면서 박능후 복지부장관은‘(백신) 접종시기는 코로나 상황이나 외국접종 동향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속터지는 인식입니다.

이런 세계적 감염병이 터지면 모든 국가들이 백신 확보 경쟁에 나섭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입니다. 이미 전국민(1억2천647만)에게 두번씩 맞힐수 있는 백신(3억3천만병)을 계약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임상이 안끝난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언제 접종이 가능할지 알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5.
MS(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코로나 백신개발’ 세계사령관으로 불립니다.

‘질병으로부터 인간존엄성을 지키겠다’며 후진국 중심으로 질병퇴치운동을 벌여온 빌은 5년전 ‘세계적인 감염병의 대유행’을 정확히 예고했습니다.
세계지도자들을 설득해 대비해왔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백신개발과 보급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빌이 13일 CNN 인터뷰에서 ‘백신이 공급되기 시작했지만, 코로나 희생은 앞으로 20만명 더 추가될 수 있다. 6개월 뒤쯤 최악의 국면을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6.
우리는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요.

빠르면 내년 2분기로 점쳐집니다.
일부에선 서울 부산 보궐선거(4월7일) 직전 풀 것이란 정치음모론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겪어야할 최악의 국면은 내년말쯤 될 겁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7.
정부여당은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만 생각해선 안됩니다.
K방역에 대한 전면재검토를 해야합니다.

코로나를 예고했던 빌은 실제 벌어진 상황에 놀랐다고 합니다.
그 경제적 악영향이 엄청나다는 점. 그 중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더 큰 충격을 받으면서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8.
따라서 백신 확보는 전염병 대책인 동시에 경제성장과 사회불평등 완화입니다.
중차대하고도 절박한 과제입니다. 정파나 정략을 초월한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안이했다간 코로나 역풍 맞습니다.
〈칼럼니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