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유승민판 이부망천, 공공임대 거주 500만 비하하냐"

중앙일보

입력 2020.12.14 16:42

업데이트 2020.12.14 21:53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불을 댕긴 공공임대 주택 논란에 대거 뛰어들었다.
청와대의 ‘질문론’을 엄호하고 공공임대 주택 공급확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의 13평(44㎡) 공공임대주택을 찾아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이 말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당시 LH공사 사장)에게 한 질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을 발언으로 둔갑시켰다. 더 큰 임대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자는 핵심 대화를 생략한 채 사실을 비틀고 그게 할 소리냐며 비판했다”며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정치공세와 왜곡보도”라고 주장했다. 


다음 화살은 문 대통의 행보를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는 글로 비판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시장과 국가의 균형을 잃어 부동산 대참사를 만들어놓고 조금도 반성할 줄 모른다. 오히려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왜 굳이 소유하려 하는가, 공공임대에 살면 되는데’라며 국민에게 타박을 준다”라며 “자기들은 공공임대에 살기 싫으면서 국민은 공공임대에 살라고 한다”고 썼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비판을 공공임대 주택 거주자에 대한 비하로 받아들였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공공주택 폄하하고 거주자를 비하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공주택은 더 많이 지어져야 한다. 가족과 재산이 늘어남에 따라 공공임대주택도 소형서 중형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주거의 사다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5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을 비하해 버리는 것”이라며 “유승민 판 이부망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 정책 방어에 힘을 모으는 건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가 실효성 있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믿어서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 13일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값싸고 다양한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보급해드리자는 것이 청년들이 재산 축적하고 내 집 마련을 이루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한 우상호 의원도 공공임대주택 16만호 건설을 핵심공약으로 걸었다. 우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럽의 공공주택 비율이 25%~40%, 오스트리아 빈은 40%, 싱가포르는 75%”라며 “도심지와 강가에 10만~16만 호 정도의 공공주택을 지어 서민들이 명품 공공주택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인식 개선을 병행하면 주택 소유욕을 억제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LH 임대주택 100만호를 기념해 경기도 화성동탄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변창흠 LH 사장(국토부 장관 후보자)이 임대주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LH 임대주택 100만호를 기념해 경기도 화성동탄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변창흠 LH 사장(국토부 장관 후보자)이 임대주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하지만 야권 비판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국민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주택의 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13평 공공임대 아파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며 “촛불 정권 자처한 정부가 민생해결은커녕 국민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배신이다. 부동산 대란의 근본 원인은 대통령과 정부의 비뚤어진 공감 능력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비대위원은 “빚내서 집 사지 말라고 집으로 돈 버는 시대를 종식하겠다는 문 정부의 말을 굳게 믿었던 사람들은 당황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말 청개구리가 돼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뼈가 부러진 사람에 파스나 발라주는 수준의 장기 임대주택 정책이 마치 병을 치료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달콤한 말로 인기는 얻고 책임은 지기 싫어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스트의 모습”이라고 적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공공 임대주택 현장에 부동산 정책 실패의 주범들과 함께 나타나서 주거 사다리를 강조했다. 국민의 절망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이런 행보는 못 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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