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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님""부장님" 사라졌다···SK이노 '직급 파괴' 파격 실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이노베이션이 임원 이하 일반 직원에 대해 ‘단일 직급’ 체계를 도입한다. 기존 ‘사원-대리-과장-부장’의 직급을 없애고, ‘PM(Professional Manager)’ 직급으로 통일한다는 의미다. 단일 직급을 도입하는 만큼 승진이라는 개념도 사라지게 된다. SK그룹이 올해 초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일한 바 있지만, 직원들의 직급 체계까지 단일 직급으로 묶은 건 대규모 제조업체 중 SK이노베이션이 처음이다. 그간 국내 대기업들은 삼성의 경우 '프로', CJ와 아모레퍼시픽의 '님' 등 호칭 파괴를 잇따라 도입했지만, 직원간 직급 단일화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4일 SK이노베이션 측은 “2021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SK이노베이션의 직급 체계의 통합된 새 호칭은 ‘PM(Professional Manager)’으로 정했다"며 "지난 11월부터 구성원들의 공모와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고 밝혔다.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에 기여 ▶ 업무 전문성을 지향ㆍ반영 ▶ SK이노베이션 계열만의 개성 반영 등 심사 기준에 따라 임직원 최종 투표를 거쳐 PM이 단일 직급명으로 최종 선정됐다.

PM은 스스로 업무를 완결적으로 관리하는 프로페셔널한 구성원이 되자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많은 기업이 호칭 통일을 하고 있지만, 관리 목적으로 직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직급 체계 마저 없애며 ‘직급 파괴’를 이뤘다. 물론 보상 체계 등과 관련해 후속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단, 현재 팀장급의 명칭인 ‘PL(Professional Leader)’은 그대로 유지된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사실 이번 호칭ㆍ직급 체계 개편은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어려운 도전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성장’ 관점의 인재관리 정책과 이미 2007년부터 운영해오던 역할(Role) 기반의 체계 운영의 경험이 맞물려 가능했다”고 전했다.

단일 직급 체계 도입에 따라,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의 직원들은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모두 새로운 호칭인 ‘PM’으로 불리게 된다. 또 내부적으로도 직급이 아니라, 성과에 따른 대우를 받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올해 초 CES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김철중 전략본부장, 김준 총괄사장,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김유석 배터리마케팅본부장.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올해 초 CES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김철중 전략본부장, 김준 총괄사장,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김유석 배터리마케팅본부장. [사진 SK이노베이션]

지승영 SK이노베이션 HR전략실장은 “제도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회사의 관점’이 아닌 ‘구성원 경험 (Employee Experience) 관점’에서 접근해야 진정성이 전달될 수 있다”며 “직접 참여해 제도 개선에 도움을 주신 많은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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