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만의 뉴스뻥] K방역 자찬한 정부가 말하지 않은 비밀

중앙일보

입력 2020.12.12 06:00

업데이트 2020.12.1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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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정부가 잘했다? 이건 뻥입니다!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또 다시 K방역에 대한 자화자찬을 했습니다. 지난 2월 섣부른 코로나 19 종식 발언으로 방역정책에 혼선을 더했던 그는 이번에도 ‘긴 터널의 끝’이란 표현을 세 차례나 쓰며 안이한 모습을 보였죠(9일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 점검 회의).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서울엔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병상까지 들어서는가 하면, 전담병상이 꽉꽉 차 매우 빠듯한 상황입니다. 9일 기준 서울의 감염병 전담병상 가동률은 83%에 달하고, 남아 있는 중환자 병상은 3개(전체 62개)뿐이었죠.

여기에 코로나19의 확산 기세는 잡힐 줄 모릅니다. 상태가 심각한 위중·중증 환자가 지난달 30일 76명에서 9일 172명으로 급증했고요. 이미 지금도 병상이 빠듯한 상황에서 정부의 우려대로 다음 주 확진자가 900명씩 쏟아지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계속되는 정부의 자화자찬 

이런데 만날 K방역 타령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기가 찹니다. 게다가 백신 접종 시기를 내년 3분기로 정한 게 정말 부작용 우려 때문인지, 아니면 공급 계약을 못해 핑계 대는 것인지도 미심쩍습니다.

시민의 모범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끌어올린 K방역의 신뢰를 정부가 까먹고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마스크 대란도 모자라 소비쿠폰 뿌려 유행 키우고, 보수집회엔 재인산성 쌓더니, 진보단체엔 너그러웠습니다.

얼마 전 블룸버그가 코로나 대응 순위를 발표했는데 1위는 뉴질랜드였습니다. 사건 초기 해외 입국을 금지하고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까지 넉넉하게 확보했죠. 반면 한국은 일본과 대만에도 뒤진 4위였습니다.

서구에선 k방역 불가 

사실 K방역의 정부 성과는 역학조사였죠. 빠르게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한 후, 격리를 통해 확산을 막은 겁니다. 하지만 환자의 성별과 나이, 사는 곳까지 공개돼 논란이 일었죠. 환자들은 바이러스로 몸 아픈 것보다 낙인찍기로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선 우리 같은 역학조사를 못 합니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때문에 자세한 동선 공개가 불가능하죠. 진중권 교수도 “애초에 한국의 성공을 서구와 비교한 것이 문제다, K방역은 조건이 비슷한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독일의 슈피겔지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한 유럽에선 K방역을 도입할 수 없다고 논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식 역학조사는 미국의 테러방지법 아래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결국 K방역을 미국과 유럽에 전파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죠.

말보다 행동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정부의 자화자찬. 백신도 없이 겨울을 나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자랑은 어디까지일까요. 『논어』의 말씀대로 행동보다 말만 앞서는 일을 부끄럽게 여겼으면 합니다(恥其言而過其行·치기언이과기행).

윤석만의 뉴스뻥

윤석만 논설위원의 본격 뻥 체크 프로.
가짜로 막힌 속을 진짜로 뻥 뚫습니다.
거짓뉴스의 시대 ‘찐진실’을 찾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 '윤석만의 뉴스 뻥'.
정희윤 기자와 진짜뉴스를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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